외통위, 통상마찰·대북정책 공방…강경화 "한미균열 동의못해"(종합)
강경화 "北 비핵화 징후 있었다고 평가…미국과 긴밀히 공조"
野 "한미동맹의 위기"…'펜스·아베 홀대론' 공세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21일 전체회의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미국 정부의 통상압박 등을 언급하며 한미동맹에 균열이 가는 것 아니냐는 공세를 펴고, 이에 맞서 여당 의원들은 동맹에 흔들림이 없다고 방어막을 치면서 여야 간에 날 선 공방이 벌어졌다.
우선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업무보고가 종료되자마자 "최근 미국으로부터 한국에 대한 상당히 강한 통상 압력이 가해지고 있지 않나"라며 "세이프가드 발동에 이어 철강 분야 압력도 거세지고 있는데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이유가 뭔가"라고 추궁했다.
이 의원은 "저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외교부 현안이 아니라고 간주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수혁 의원은 "외교부가 통상업무를 관할하고 있었는데, 박근혜 정부 당시 통상 기능을 산업통상자원부에 넘긴 것 아닌가. 저는 '강탈'이라고까지 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한국당 당 윤상현 의원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대해 이번 정부가 '꽥' 소리라도 했나. 그런데 미국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대응하라'고 하느냐"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코피전략'을 실행하려고 하더라도 한국에 정보를 주겠나. (한국이) 북한에 정보를 전달할까 봐 불안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교부 고위관료들이 솔직히 말해보라. 지금 한미동맹의 위기가 아니냐"라고 따져 물었다.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은 "미국이 통상정책에서 유독 한국을 적대적으로 대하는 이유가 도대체 뭐냐. 그동안 경제외교의 성과가 뭐가 있나"라고 다그쳤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미국에 적극적인 '아웃리치'(접촉)가 부족했다는 점에 대해 저희가 노력할 점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동맹이) 흔들리고 있다는 데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여야는 평창 동계올림픽 외교에 대한 평가도 극명하게 갈렸다.
민주당 문희상 의원은 "외신을 보니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만날 뻔했다고 한다. 나쁜 조짐이 아니다"라며 "실제로 회동이 이뤄질 수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진전이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 윤영석 의원은 "올림픽에서도 동맹국인 미국의 펜스 부통령이나 우방국인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홀대하지 않았나. 김 부부장과 4번 식사를 하는 동안 펜스 부통령은 한 차례만 했고, 아베 총리와는 식사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 장관은 "한미균열이라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아베 총리의 경우 (일본) 국회 회기 중에 오느라 1박2일 일정으로 짧게 왔다. 가용한 시간 내에 일정을 상호 조율한 것"이라며 "아베 총리나 펜스 부통령은 홀대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 이주영 의원은 "평창올림픽에서 북한은 소위 위장평화 공세를 펴고 있다"며 "핵과 미사일은 전혀 언급을 안 하면서 선전에만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비핵화에 대해 북한이 보여준 어떤 징후라도 있었나"라고 추궁했다.
이에 강 장관은 "저로서는 (징후가)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상세한 언급을 삼갔다.
강 장관은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참여하면서 남북관계 복원의 계기가 마련됐고, 남북대화로 이어지리라 기대한다"며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얘기했듯 남북간 대화와 비핵화 대화가 따로 이뤄질 일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비핵화에 진전이 있어야 남북관계가 진전될 수 있다.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며 "비핵화에는 미국의 역할도 중요한 만큼 미북대화와 남북대화가 같이 가야 한다. 미국과 긴밀히 공조하겠다"고 설명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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