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사상 첫 올림픽 경험한 태극전사들 "실패가 아닌 시작"
'캐나다·체코·핀란드' 세계 강호들 상대로 선전…"엄청난 자신감 얻어"
(강릉=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한국 아이스하키 사상 처음으로 나선 올림픽 무대에서 내려오는 태극전사들의 표정에서는 아쉬움과 자부심이 교차했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1일 강원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플레이오프에서 핀란드에 2-5로 졌다.
3점 차 패배였지만 2피리어드에 연달아 2골을 작렬하며 한 골 차까지 따라붙었다. 적어도 2피리어드 중후반에는 아이스하키 변방 한국이 세계랭킹 4위 핀란드를 압도했다.
백지선호는 이번 대회에서 4전 전패했다. 그러나 대표팀의 도전을 실패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과거 강호들을 상대로 제대로 된 공격 한 번 하지 못했던 대표팀은 한 발 한발 앞으로 나아갔고, 결국 세계 최강팀만 모이는 올림픽에서 당당하게 자신들의 플레이를 펼쳤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선수들은 점점 더 나아지고 있는데 올림픽이 끝난 게 아쉽다고 했다. 그리고 이제는 강호들과도 한번 해 볼 만하다는 자신감도 느낀다고 했다.
주장 박우상은 "올림픽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많이 아쉽다"면서 "우리는 실패가 아닌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올림픽이) 한국 아이스하키가 발전할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만감이 교차하는데. 슬프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하고…. 끝나니 눈물 날 정도로 아쉽다. 그간 팬들의 응원에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날 첫 번째 추격골을 기록한 브락 라던스키는 "올림픽은 내가 생각한 것 이상의 무대였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무대였다"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그동안 한국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자랑스러웠다"면서 특히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강팀인 핀란드를 상대로 득점할 수 있었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의 두 번째 골을 꽂은 안진휘는 골을 넣은 기쁨보다 슬픈 기분이 더 크다고 했다.
안진휘는 "점점 더 나아지고 있는데, 더 자신감이 붙고 있는데 오늘이 올림픽 마지막 경기라는 게 슬프다"면서 "엄청난 자신감을 얻은 게 이번 올림픽에서 거둔 가장 큰 성과다. 이제 우리 스타일이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든다"며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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