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北응원단, 스타디움 앞 공연…취주악에 성악·무용까지
(평창=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남 중인 북한 응원단이 20일 올림픽스타디움 앞에서 취주악과 성악, 무용을 선보였다.
북한 응원단 약 130명은 이날 오후 5시 5분께부터 약 30분 동안 올림픽스타디움이 있는 평창 올림픽플라자 내 원형 국기 게양대에서 공연했다.
지난 7일 방남한 북한 응원단이 올림픽플라자에서 공연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17일 올림픽플라자와 가까운 상지대관령고등학교 운동장에서 공연한 적은 있지만, 올림픽플라자 안은 아니었다.
북한 응원단의 야외 공연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이번 공연은 지난 네 차례 공연과 같이 약 80명으로 구성된 취주악단의 연주를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무용의 비중이 커졌고 성악도 곁들여져 차이를 보였다.
공연은 여느 때처럼 취주악단의 북한 가요 '반갑습니다'의 연주로 시작돼 '아리랑'을 비롯한 민요와 북한 가요 '달려가자 미래로' 등의 메들리 방식으로 진행됐다.
취주악단이 민요를 연주할 때 주변에 둘러서 덩실덩실 춤을 추던 응원단 3명은 '뱃노래' 연주가 끝나자 마이크를 들고 앞으로 나와 취주악단의 반주에 맞춰 '고향의 봄'을 3중창으로 불렀다.
북한 응원단이 야외 공연 중 성악을 선보인 것은 처음이다. 취주악단의 '옹헤야' 연주 다음에는 응원단 5명이 앞으로 나와 '까치 까치 설날은'을 열창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율동의 비중을 크게 높인 점도 눈에 띄었다. 북한 응원단이 평창올림픽 경기를 응원할 때 흰색 체육복을 입고 에어로빅을 연상케 하는 율동을 해온 무용수 8명은 이번 공연에서 역동적인 군무를 펼쳤다.
파란색 체육복 차림의 응원단 10명은 취주악단의 왈츠풍 연주에 맞춰 지휘자를 둘러싸고 손에 손을 잡은 채 강강술래 하듯 빙글빙글 도는 윤무를 선보이기도 했다.
북한 응원단의 공연은 지난 네 차례 공연과 같이 남측 대중에도 익숙한 북한 가요 '다시 만납시다'의 연주로 끝났다. 취주악단이 이 노래를 연주할 때도 응원단 2명이 앞으로 나와 이별의 아쉬움을 형상화한 듯한 무용을 선보였다.
평창올림픽 경기를 보러 서울에서 와 북한 응원단의 공연을 관람한 정현석(25) 씨는 연합뉴스 기자에게 "취주악단의 연주 수준이 상당히 높았다"며 "북한 응원단의 방남 공연은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 응원단이 공연한 국기 게양대는 올림픽플라자 입구에 해당하는 검표소 바로 앞에 있어 사람이 많은 곳이지만, 공연을 본 관객은 수백 명 수준으로, 그리 많지는 않았다.
외국인을 포함한 관객들은 스마트폰을 높이 들어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는 등 북한 응원단의 공연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공연 도중 박수와 환호를 보내거나 "잘한다!"라고 외치며 응원단을 격려하기도 했다.
경찰은 원형의 국기 게양대에 폴리스라인을 쳐 관객들의 접근을 막았다. 폴리스라인 안에는 북한 응원단을 인솔하는 남성 관계자와 북한 기자단, 남측 당국 관계자 등이 늘어서 시야를 가로막아 일부 관객이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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