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러시아 男컬링선수 도핑 의혹에 선수들 '당혹·실망·의아'
(강릉=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두 번째로 도핑에 적발된 선수가 러시아 컬링 믹스더블 남자 선수 알렉산드르 크루셸니츠키라는 소식에 컬링 선수들은 당혹, 실망, 의아 등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였다.
크루셸니츠키가 복용한 것으로 알려진 멜도니움은 운동능력과 피로해소 등에 효과가 있어 2016년 금지약물로 지정했다.
베카 해밀턴(미국)은 19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여자컬링 경기를 마친 후 "사실이라면 정말 실망스럽다"며 "컬링 또한 충분히 도핑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스포츠"라고 강조했다.
해밀턴은 앞서 믹스더블에도 출전해 러시아에 승리한 바 있다.
그는 "컬링뿐만 아니라 그 어떤 스포츠에서도 도핑은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러시아 여자팀을 11-2로 완파한 스위스의 실바나 티린조니는 "컬링에서도 근육이 필요해 우리도 매주 체육관에 가서 운동한다"며 "도핑이 도움될 것으로 보이지만, 바보 같은 짓이니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티린조니는 "만약 도핑이 사실이라면 실망스럽겠지만, 그와 별개로 깨끗한 선수들은 경기에 나올 수 있어야 한다"며 "오늘 우리가 경기한 여자팀은 우리만큼 깨끗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컬링에서 도핑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덴마크 여자팀의 스킵(주장)인 메델라인 듀퐁은 "컬링에서 도핑을 왜 했는지 모르겠다"고 "대부분 다른 사람들도 도핑에서 뭘 얻으려고 했는지 궁금해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 선수들도 "컬링에서 도핑을 했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고 의아해했다.
김경애는 "스위핑할 때 힘을 받으려고 했나? 왜 도핑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러시아 여자컬링팀은 크루셸니츠키의 도핑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러시아 여자컬링팀의 스킵인 빅토리아 모이시바는 "코치에게 이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며 "크루셸니츠키와 아내인 아나스타샤를 위로하고 싶었으나, 지금 위로할 수 있는 말이 있을 것 같지 않아 그냥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뒀다"고 전했다.
러시아 여자팀 코치인 세르게이 벨라노브는 "멜도니엄은 컬링에서 어떤 경기력 향상도 도울 수 없다"며 "이득도 없는데 바보가 아닌 크루셸니츠키가 2년 전 그렇게 큰일을 겪고 도핑을 했을 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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