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이상화·고다이라의 우정…"오랜 라이벌 이야기의 새 이정표"
일본 언론, 경기 후 눈물·포옹 집중 조명
(강릉=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명승부를 펼친 뒤 눈물과 위로를 나누며 스포츠의 감동을 진하게 안긴 이상화(29·스포츠토토)와 고다이라 나오(32·일본)의 스토리에 일본 언론도 주목했다.
닛칸스포츠,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18일 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500m에서 고다이라가 일본 여자 빙속 선수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직후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맞수이자 은메달리스트인 이상화와의 관계도 집중적으로 다뤘다.
경기를 마친 뒤 이상화가 눈물을 흘리자 고다이라가 다가가 껴안아주면서 두 선수는 승부를 떠나 친한 동료 선수로 돌아가는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했다.
이를 두고 산케이신문은 "고다이라가 은메달을 딴 라이벌 이상화와 울면서 포옹했다"며 "자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짊어지고 왔기 때문에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대화를 잠시 나눈 뒤 함께 링크를 돌았다"고 설명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고다이라가 양양공항에 도착하자 한국의 미디어까지 몰리는 등 두 스타의 대결은 한국에서도 주목을 받았다"며 "결과는 명암이 갈렸으나 '서로 자랑스럽다'며 서로 칭찬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나이가 비슷한 두 사람은 서로를 인정하는 친구이기도 하다"며 "서로 격려하며 편안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광경도 자주 볼 수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닛칸스포츠는 고다이라가 이상화에게 다가가 한국어로 "잘했어"로 이야기했다는 것을 소개하며 "시상대의 정상을 걸고 경쟁해 온 오랜 라이벌의 이야기가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상화는 3연패를 이루지 못했지만, 중압감에서 해방됐다"며 "세계기록 보유자로 '빙속 여제'로 불리는 이상화는 무릎과 종아리 통증으로 고생했지만, 이름이 불리는 것만으로도 경기장이 시끄러워질 정도로 응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상화는 첫 100m를 고다이라보다 0.06초 빠른 10초20으로 끊었지만, 막판 커브에서 균형을 잃어 가속이 부족했다"고 분석하며 "레이스 후 이름을 부르는 관중들에게 손짓하다가 눈물을 참으려 입가를 덮었다"는 스케치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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