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여자 500ｍ 은빛 질주…亞 최초 올림픽 '3회 연속 포디움'
(강릉=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빙속 여제' 이상화(스포츠토토)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ｍ에서 아쉬운 은메달에 그쳤지만 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최초·최고·최다'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역대 두 번째 500ｍ 3연패를 놓쳤어도 이상화는 아시아 스피드스케이팅의 레전드로 남기에 모자람이 없다.
이상화는 18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500ｍ 단판 레이스에서 37초33의 기록으로 준우승했다. 금메달은 아니지만 동계올림픽에서 역대 3번째로 3개 대회 연속 포디움에 올랐다.
이상화에 앞서 올림픽 무대에서 3회 연속 포디움에 오른 선수는 옛 동독의 카린 엥케(1980년 금·1984년 은·1988년 동)와 미국의 보니 블레어(1988년 금·1992년 금·1994년 금) 등 두 명밖에 없었다
2010년 밴쿠버 대회와 2014년 소치 대회에서 연속 금메달을 따낸 이상화는 '고국'에서 치러진 올림픽 무대를 금빛으로 장식하고 싶었지만 막강한 경쟁자 고다이라 나오(일본)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3연패 달성을 눈앞에서 놓쳤다.
다만 이상화는 3개 대회 연속 포디엄에 오른 선수 가운데 3연패를 달성한 블레어에 이어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로 역대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을 따내 위로를 받았다.
◇ '최초' = 이상화의 동계올림픽 3회 연속 메달은 아시아 선수로 최초다. 이미 올림픽 무대에서 이상화는 '최초' 수식어가 익숙하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부터 이미 아시아 선수 최초이자 한국 최초 올림픽 여자 500ｍ 금메달이었다. 4년 뒤 2014년 소치 대회에서 500ｍ 2연패를 달성했을 때도 이상화는 역시 아시아 선수는 물론 한국 선수 '최초'라는 칭찬을 받았다.
이제 3회 연속 포디움에 오르는 대기록까지 달성한 이상화는 아시아 선수로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게 됐다.
기준을 한국으로 좁히면 이상화는 평창올림픽 은메달로 국내 남녀 선수를 통틀어 동계올림픽 단일 종목에서 최초로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따낸 선수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가 역대 올림픽 단일 종목에서 2연패에 성공했던 것은 남녀 쇼트트랙 레전드 김기훈(1992년·1994년)과 전이경(1994년·1998년·이상 1,000ｍ)과 이상화(2010년·2014년) 3명뿐이었다.
김기훈은 쇼트트랙 남자 1,000ｍ에서 2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고, 전이경 역시 여자 1,000ｍ에서 2연패에 달성했다.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 대회와 2014년 소치 대회 여자 500ｍ 연속 우승으로 이들과 동률을 이뤘다.
이런 가운데 이상화는 평창올림픽 여자 500ｍ에서 은메달을 추가해 국내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3개 대회에서 연속으로 메달을 목에 거는 기쁨을 맛봤다.
◇ '최고' = 이번 대회 여자 500ｍ에서 우승한 고다이라 나오(36초94)가 2016-2017시즌부터 무섭게 치고 오르면서 이상화를 압박했지만 여전히 깨지지 않는 기록이 있다. 바로 이상화가 작성한 여자 500ｍ '최고' 기록이다.
이상화는 2013년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에서 36초36를 작성하면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이후 이번 평창올림픽까지 무려 5년 가까이 이상화의 기록을 깬 선수가 없다.
이날 고다이라는 36초94를 기록, 31명 출전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36초대에 진입했지만 이상화의 세계기록과는 0.58초나 차이가 난다.
이상화의 세계기록은 곧 한국 여자 500ｍ 기록이다.
더불어 이상화는 2007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여자 500ｍ에서 37초81을 기록, 여자 주니어 세계기록도 보유했지만 이번 대회에 같이 출전한 김민선(의정부시청)에게 지난해 9월 여자 주니어 세계신기록(37초70)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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