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金 텃밭' 남자 1,000m…이번엔 캐나다에 왕좌 내줘
서이라·임효준, 함께 넘어지며 '아쉬운 동메달'
캐나다 사뮈엘 지라르, 어드밴스 받고 결승 진출…깜짝 金
(강릉=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한국 남자 쇼트트랙이 '금메달 텃밭'이었던 1,000m 종목에서 이번에도 고배를 마셨다.
한국은 17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1,000m 결승전에 서이라(화성시청)와 임효준을 동반 출격시켰으나, 둘 다 레이스 도중 헝가리 선수에 걸려 넘어져 2개 대회 연속 금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비록 서이라가 다시 질주를 펼쳐 동메달을 획득했으나, 넘어질 당시 한국 선수 둘 다 가속력을 붙여 선두로 치고 나가는 과정이었던 만큼 아쉬운 결과였다.
덕분에 캐나다의 사뮈엘 지라르가 행운의 금메달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지라르는 현재 남자 1,000m 세계랭킹 4위로, 메달권 후보이기는 했으나 금메달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많지 않았다.
그는 이날 준결승전에서도 4위로 골인해 결승 진출이 무산된 듯했으나 뒤늦게 어드밴스 판정을 받고 '운 좋게' 결승에 올랐다.
지라르의 우승으로 캐나다는 이 종목에서 첫 금메달을 수확하게 됐다.
반면, 한국은 2014년 소치올림픽 때와 똑같은 '충돌 불운' 탓에 두 대회 연속 1,000m 정상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한국 대표팀은 4년 전 소치 대회에서 신다운이 홀로 결승에 진출했으나 반칙 판정을 받고 메달 획득에 실패했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한국 남자 쇼트트랙이 세계 최강이라는 칭송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남자 1,000m 종목 때문이었다.
2014년 소치 대회 때까지 모두 7번의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대표팀은 이 종목에서만 9개의 메달(금5·은3·동1)을 쓸어 담았다.
김기훈이 쇼트트랙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 이어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를 제패한 데 이어 김동성은 1998년 나가노 대회 정상에 우뚝 서면서 한국의 저력을 알렸다.
다만,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는 뼈 아픈 악재가 터지면서 한국은 노메달의 수모를 겪어야 했다.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결승전에서는 쇼트트랙 역사상 가장 손에 꼽을 만한 '어부지리' 우승자가 탄생했다.
당시 호주의 스티븐 브래드버리는 마지막 바퀴를 돌 때까지 선두 그룹에 반 바퀴 가까이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앞서 달리던 안현수, 리자 쥔(중국),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 매튜 투르코(캐나다)가 한데 엉키면서 넘어지는 바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호주의 사상 첫 쇼트트랙 금메달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절치부심한 한국은 2006년 토리노 대회(안현수)와 2010 밴쿠버 대회(이정수)까지 다시 2연패 행진을 달리며 명예를 회복했다.
2014 소치 대회 우승자가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안현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 사실상 2002년 대회를 제외하곤 모든 금메달을 주워담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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