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獨 유럽방위 증강 강조…'나토 대체는 안 돼' 경계심도
독일ㆍ프랑스 여성 국방장관 뮌헨안보회의서 '유럽' 합창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미국과 서유럽 중심의 안보외교 향연장으로 인식되는 연례 독일 뮌헨안보회의 무대에서 프랑스와 독일이 유럽방위력 증강을 강조하고 나섰다.
미국 주도 집단안보체제이자 미ㆍ유럽 간 우호협력을 대표하는 '대서양동맹' 핵심 토대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이를 두고 나토 질서의 '보완재'가 아니라 '대체재'로 기능할 우려를 표출하는 가운데서다.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은 16일(현지시간) 제54차 뮌헨안보회의 연설을 통해 유럽방위체제를 위한 새로운 장들이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파를리 장관은 "유럽은 사치품이 아니라 필수품"이라며 유럽의 부활을 강조하고, 증대하는 지구촌 분쟁을 "우리 유럽인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스스로 이를 직시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특히 "우리가 이웃 국가들에서 위협을 겪을 때, 설혹 미국 또는 (나토) 우방이 이에 덜 엮이려 할 경우에도 우리는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며 독자능력의 중요성을 짚었다.
신화통신은 파를리 장관의 이들 언급을 다루고선 유럽연합(EU)이 작년 12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자체 안보협력 강화 방안으로 '항구적 안보협력체제(PESCO)'에 합의한 사실을 적시했다. 이 협정은 서명하는 EU 회원국 25개국이 서로 더 많은 안보 공조를 추구한다는 목표 아래 추진된 것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 역시 뮌헨안보회의에서 유럽의 안보 책임을 거론하는 가운데 대서양동맹 유지에 대한 희망을 전제하면서도 "동시에 '더 유럽적'이 되길 원한다"고 했다.
폰데어라이엔 장관은 '더 유럽적'이라는 것에 대해 "군사 부문에 더 많은 힘을 싣는 유럽에 관한 문제"라며 "이건 궁극적으로 나토 내에서 (유럽의) 더 많은 자신감과 더 많은 자기 책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U, 나아가 유럽의 최강 지도국인 두 국가 국방 수장들이 깨지지 않는 대서양 결속과 나토 질서 '속' 방위력 강화를 전제했음에도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대서양동맹 약화와 EU의 나토 역할 중복 위험에 경계감을 표시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우리는 방위에 관한 EU의 노력을 반긴다. 그건 나토 안에서 유럽의 기둥을 더 강화할 수 있다"면서도 "EU는 홀로 자신을 지킬 순 없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지난 13일 벨기에 브뤼셀 기자회견에선 "EU가 유럽안보를 보장하는 데 있어서 대서양 동맹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새로운 방위협력이 나토 동맹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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