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북한 응원단, 설 맞아 '명랑운동회'로 망중한(종합)
'축구공 안고 달리기' 청팀·홍팀 나눠 야외 체육대회
취주악단 공연에 춤추며 환호…오전에는 설 특식 먹고 알파인스키 응원
(인제=연합뉴스) 정회성 임채두 기자 =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 중인 북한 응원단의 '까르륵' 낭랑한 웃음소리가 설 명절인 16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메아리쳤다.
응원단은 음력설과 북한 국가적 명절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이 겹친 이날 일과를 잠시 멈추고 숙소인 인제스피디움에서 야외 체육대회를 하며 망중한을 즐겼다.
흰색 섞인 파란색 체육복과 빨간색 상·하의 체육복으로 팀을 나눈 응원단은 각각 '청팀'과 '홍팀'을 연상케 했다.
축구공 여러 개를 품에서 떨어뜨리지 않기, 줄넘기, 축구 드리블하기 등 각종 규칙을 부여한 30여m 왕복 달리기 시합이 청팀과 홍팀 사이에서 흥겹게 펼쳐졌다.
응원단과 함께 인제스피디움에서 생활하는 북한 기자단과 인솔자들도 저마다 역할을 부여받아 체육대회에 동참했다.
북한 기자단이 사용하는 사다리 들고 빨리 뛰기, 반환점에 선 인솔자 손을 잡고 결승점까지 달려오기 등 갑작스럽게 마련된 체육대회는 다양한 규칙으로 응용됐다.
남성 사회자의 진행으로 이뤄진 경기에서 자신이 속한 팀이 승리하자 뛸 듯이 기뻐하는 응원단의 모습은 남측 여대생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구슬땀을 흘리며 한 시간가량 이어진 체육대회는 "모두가 승자입니다"라는 사회자 선언 아래 마무리됐다.
북한 응원단은 체육대회에 앞서 취주악단의 연주 속에 30분가량 군중무용을 했다.
단원들은 20∼30명이 무리를 지어 둘러선 채 두 명씩 짝을 지어 춤을 췄다. 북한이 국가적인 명절에 하는 경축 무도회와 비슷했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포함한 국가적인 명절에 주민들이 모여 경축 무도회를 한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가 이를 경축하는 의미도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응원단은 이날 외부 노출을 꺼린 듯 남측 당국에 취재진 등의 접근을 통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행사가 진행된 서킷 주차장으로 진입하는 입구를 모두 통제했다.
응원단은 이날 오전에는 인제스피디움이 마련한 떡국 등으로 설 특식을 먹고 일부만 버스 2대를 이용해 알파인스키 여자 회전 경기가 열린 용평에서 응원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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