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생글생글 미소 짓던 렴대옥, 연기 마치고 '울먹'
링크에 날아든 선물 직접 받아…점수에는 만족 못 하는 표정
(강릉=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위해 한국에 들어온 이래 늘 도도한 미소와 툭툭 던지는 특유의 말투로 화제를 모았던 북한 피겨 렴대옥(19)이 경기를 마치고는 눈시울을 붉혔다.
렴대옥은 15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페어 프리스케이팅을 마친 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두 팔을 하늘로 쭉 뻗고는 이어 환히 웃으며 파트너인 김주식(26)을 꼭 끌어안았다.
이들은 한 번의 실수도 없는 '클린 연기'로 자신들의 개인 최고점인 193.63점을 받았다.
정확한 연기에 객석에 앉아 있던 한국 관객들도 북한 응원단과 함께 "렴대옥!", "김주식!"을 연호하며 격려했다.
렴대옥과 김주식도 손을 흔들며 열띤 응원에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인사를 마치고 링크 밖으로 나가려던 렴대옥은 김현선 코치를 보고는 감격에 겨운 듯 울먹이며 코치 품에 한참을 안겨 있었다.
점수 발표를 기다리는 키스앤크라이존에서도 렴대옥은 울먹임을 진정하느라 애써 표정을 관리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곁에 앉은 김현선 코치도 눈을 글썽이는 장면이 방송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렴대옥은 키스앤크라이존으로 이동하는 동안에는 한국 관객과 짧은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객석의 관객이 자신을 부르자 손을 뻗은 렴대옥은 그가 주는 선물을 직접 받으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러나 감격이 가득하던 렴대옥의 얼굴은 점수가 발표되자 반대로 굳었다.
개인 최고점임에도 예상보다는 점수가 낮았던 듯 렴대옥은 애써 옅은 미소만을 지었다. 곁에 앉은 김주식도 조금은 실망스러운 표정이었다.
렴대옥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도 특유의 말투를 잘 보여주지 않았다.
대신 입을 연 김주식이 "있는 힘을 다했는데 아마 심판원들의 마음에 들진 않았던 것 같다"고 말하자 렴대옥은 "나도 같은 마음"이라고 짧은 대꾸만 추가했다.
렴대옥은 목표를 묻는 말에도 "다 달성한 다음에 그 자리에서 말하겠다"며 "현재는 여기서 말할 게 없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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