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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13년 전과 달라진 北응원단…자연스럽고 주변과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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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13년 전과 달라진 北응원단…자연스럽고 주변과 교감
'장마당 세대' 특징이라는 분석도…남측 여론에도 신경쓰는 모습



(평창=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는 북한 응원단이 15일 방남 9일째를 맞았다.
평창올림픽 경기장의 볼거리로 자리 잡고 있는 북한 응원단은 2000년대 초반 방남해 인기몰이를 한 이른바 '미녀 응원단'과 여러 면에서 크고 작은 차이를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응원단은 지난 9일 평창올림픽 개회식을 시작으로 남자 쇼트트랙, 여자 아이스하키, 피겨 스케이팅 페어 등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 남북 선수를 응원했다.
이들이 선보인 응원은 짜 맞춘 듯 일사불란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상당히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따금 북한 응원단 맨 앞에 나와 부채춤이나 에어로빅을 연상케 하는 댄스를 하는 4∼5명의 리더는 연습을 많이 한 듯, 한 몸처럼 움직여 '칼군무'라는 말도 나오지만, 나머지 응원단은 동작이 그렇게 일사불란하지는 않다.
한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어깨춤을 하고 박수를 치며 몸을 좌우나 앞뒤로 움직이기는 해도 기계적이라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경기 열기가 한창 달아오를 때는 응원보다는 관람에 열중하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지난 14일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일본 대표팀 경기에서 북한 응원단이 퍽의 움직임에 시선을 고정하고 환호하거나 탄식하는 모습은 주변 관중과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였다.
남북 단일팀이 첫 골을 터뜨리자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응원단원도 있었다.
숙소나 경기장을 오갈 때 시민들과 취재진 앞에서 웃으며 손을 흔드는 모습도 어색하지 않다. 취재진의 질문에 짤막한 대답을 하기도 한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해 '신드롬'을 일으킨 미녀 응원단에 비해 자연스러운 느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인지 북한 응원단은 주변 관중과 교감하는 응원을 펼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경기에서 북한 응원단이 '파도타기'를 시작하면 주변 관중이 호응해 파도가 관중석 전체를 한 바퀴 도는 게 여러 번 목격됐다. 주변 관중이 파도를 일으키면 북한 응원단도 응원을 멈추고 합류했다.
북한 응원단이 남북 단일팀에 힘을 불어넣고자 한반도기를 흔들며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면 주변 관중도 이를 따라 해 경기장을 함성으로 가득 채우기도 했다.
북한 응원단의 이런 모습은 한류를 포함한 외부 문화를 접해 개방적이고 시장경제에도 익숙한 이른바 '장마당 세대'의 특징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응원단은 남측 대중의 반응에 따라 응원을 조절하는 유연한 모습도 보인다.
지난 10일 남북 단일팀 첫 경기에서 남성 얼굴이 그려진 '미남 가면'을 꺼내 들고 응원해 '김일성 가면' 논란을 낳자 다음 경기부터는 이를 중단한 게 대표적이다.
북한 응원단이 김일성 주석의 얼굴 그림을 오려 가면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체제 특성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지만, 논란의 시비와는 상관없이 논란 자체를 최소화하려는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응원단은 14일 남북 단일팀 응원에서는 한반도기 외에는 소품을 사용하지 않았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북한은 남측 여론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점이 뚜렷이 보인다"며 "그만큼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강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응원단과 주변 관중 사이에 여전히 보이지 않는 벽은 있다.
경기장에서 휴식 시간에 K팝과 같은 댄스 음악이 울리면 많은 관중이 박수를 치거나 흥겹게 몸을 흔들지만, 북한 응원단은 거의 반응하지 않는다. 이때 북한 응원단의 리더는 응원단이 구호를 외치거나 '고향의 봄' 같은 노래를 부르게 한다. 이 경우 북한 응원단과 관중 사이에는 미묘한 부조화가 발생하기도 한다.



ljglor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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