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 전국 첫 방음시설 조례 제정
(광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광주시가 수백억 원의 혈세에다 유지보수비까지 떠안았던 방음터널 등 방음시설 설치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한다.
13일 광주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애물단지이자 혈세 낭비의 주범으로 지목된 제2순환도로 등 주요 도로변 방음시설 설치·유지·관리 조례를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제정했다.
도로변을 뒤덮은 방음시설은 그동안 관련 규정이 없어 건설사 부도 등으로 자치단체가 유지관리를 떠안아 시 재정에 적잖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시의회 주경님(서구 4)의원이 대표 발의한 방음시설 조례는 우선 사업 시행자(설치자)가 60년 치의 유지관리비를 시에 내도록 했다.
방음터널과 방음벽 등 방음시설은 원칙적으로 공동주택 사업부지 안에 설치해야 한다.
대부분 방음시설이 도로변에 설치되는 점을 고려하면 방음시설 시행자는 사업추진에 큰 부담이다.
특히 방음시설 설치에 따른 소음 측정 기준을 주택법이 아닌 소음 및 진동관리법을 적용해 기준이 대폭 높아졌다.
또 도시미관을 훼손하고 조망권을 침해하는 도로 내 방음시설 설치를 지양하도록 했다.
오세규 전남대 건축학부 교수는 "이 조례는 방음시설 유지관리비를 사업자가 부담하게 돼 시는 재정 부담 경감, 사회적 비용 최소화, 도시경관 개선 등 다목적 기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2순환도로와 주요 간선도로변에 설치된 방음터널은 9곳에 연장 길이 2천956m, 방음벽은 106곳에 2만5천100m에 달한다.
특히 방음터널은 왕복 6차로를 뒤덮어 조망권 침해와 도심 경관 훼손, 유지관리 비용 발생, 교통사고 유발 우려, 터널 내 공기질 악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광주시는 최근 2∼3년 새 2순환도로와 인접한 진월·풍암동에 아파트를 지어 분양했던 업체 부도로 100억원 넘은 예산을 들여 터널을 설치했다.
신창과 수완지구를 가로지르는 1천500여m의 제2순환도로 방음터널은 무려 468억원의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주경님 의원은 "3월부터 주요 도로변 방음시설 설치와 유지관리에 대한 한층 강화한 규정이 적용되는 만큼 무분별한 아파트 신축에도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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