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남북대화가 새장 열어…미, 압박못지 않게 외교노력 해야"
"외교 통해 북핵속도 늦출수 있어…동맹국도 외교적 의지 원해"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대화가 북핵 위기에서 '새로운 장'을 열었다면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압박 못지않게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WSJ은 이날 '새로운 공식: 북한에 대한 압박과 외교'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국면이 시작됐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WSJ은 한국이 열어놓은 평창동계올림픽 문으로 북한이 걸어들어왔고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 문을 열었다면서 "문 대통령이 아직 그 문으로 걸어 들어가지 않았지만 '아니오'라고 말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북한은 핵탄두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는지 확실하지 않고, 핵미사일을 장거리에 정확히 타격할 신뢰할만한 시스템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면서 북한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까지는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보당국도 미국의 정책목표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수용할지, 또는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지에 대한 확신을 하지 못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왜 대화를 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아직 '남은 시간' 동안 북한의 의중을 정확히 타진하기 위해서라도 대화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WSJ은 외교를 통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의 속도를 늦출 수 있고, 미국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멈추게 하기 위한 다른 방법을 찾을 시간을 벌 수도 있다면서 "북한이 추가 (핵·미사일) 실험보다 대화에 나선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긍정적 발전"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미국의 대북 대화 의지는 국제사회의 단합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면서 대북 경제 제재를 지지하는 동맹국들도 미국의 외교적 의지를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의 대북 경제 영향력 행사를 원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 군사적 압박과 함께 모든 외교 옵션을 소진하 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외교적 노력에 대한 미국의 의지는 한국과의 균열을 피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WSJ이 미국의 외교적 노력을 강조한 것은 최근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외교전에 상당히 비판적 입장을 취해온 것과 대비된다.
WSJ는 11일 '평양 올림픽'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유화정책을 펴는 한국 정부와 남을 잘 믿는 서방언론 덕에 '감옥국가'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 버금가는 이미지 변신 홍보 효과를 거뒀다"면서 북한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외교전의 최대 승자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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