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배우지 못한 한을 가슴에 품고 살아온 늦깎이 중·고교 여학생들의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12일 오전 부산 사하구 장림동 은향교회에서 부경보건고등학교 부설 부경중·고등학교의 졸업식이 열렸다.
주인공들은 40∼70대 늦깎이 졸업생 226명(중학교 과정 123명, 고등학교 103명)이다.
중학교는 올해 15회, 고등학교는 16회 졸업식이다.
늦깎이 학생들은 대부분 배움에 대한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했거나, 가족을 위해 기회를 포기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65세 심순석 학생은 10년 전 쓰러진 남편의 병간호를 하면서도 중학교 과정을 무사히 마쳤다.
졸업생 중 최고령자인 81세 김윤희 학생은 누구보다 열심히 수업에 임하며 열정을 불태웠고 교내 백일장에서 산문 부문에 입상했다.
52세 조현수 학생은 낮에는 학생으로, 저녁에는 조무간호사로 일하며 부산여자대학 사회복지과에 당당히 입학하는 성과를 거뒀다.
조문수 교장은 "졸업생 대부분이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온 사람들"이라면서 "우리 학생들의 졸업식이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많은 지역주민에게 따뜻한 마음의 위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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