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컬링 쌍둥이 이기복 "이기정을 질투? 자랑스러웠죠"
(강릉=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엄청 신기해 하시겠죠?"
남자컬링 국가대표 이기복은 믹스더블(혼성 2인조) 대표 이기정의 쌍둥이 형이다.
머리 스타일과 눈매 정도만 조금 다르고 거의 똑같이 생긴 얼굴이다.
12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첫 공식 연습을 마치고 만난 이기복은 믹스더블 컬링을 보다가 남자컬링을 보면 똑같은 사람이 나와서 사람들이 신기해할 것이라며 웃었다.
이기복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믹스더블 예선 1∼7차전에서 동생 이기정과 장혜지가 혼신의 경기를 하는 모습을 TV로 지켜봤다.
장혜지-이기정의 투지와 열정에 컬링을 잘 몰랐던 사람들도 열성적인 응원을 보냈다.
하지만 예선을 2승 5패로 마감하며 준결승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이기복은 전날 강릉선수촌에 입촌, 약 일주일 만에 이기정과 상봉했다.
이기복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서로 웃어주고 격려해주면서 이기정과 회포를 풀었다고 밝혔다.
이기정은 앞서 인터뷰에서 '형이 제 인기를 질투하더라'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기복은 "장난삼아 한 말이다. 서로서로 장난식으로 말한다"며 웃었다.
이기복은 "동생이 준비한 만큼은 못 보여줬지만,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해줘서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진심을 밝혔다.
이기복은 동생의 아쉬움을 덜어줄 수 있도록 좋은 결과를 내겠다며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쌍둥이 형뿐 아니라 남자컬링 선수 모두 같은 마음이었다.
남자컬링 스킵(주장) 김창민은 "사실 장혜지-이기정이 한 일은 저희가 한 몫이었다. 너무 열정적으로 해줘서 컬링을 많이 알려주고 인식도 좋게 다 바꿔줘서 선배로서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김창민은 "저희가 그런 역할을 해야 했다. 저희는 좀 더 좋은 결과로 보답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장헤지-이기정의 활약으로 컬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오은수는 "TV로 경기를 보니까 경기장이 가득 차게 응원해주시더라. 느껴보지는 못했지만, 어느 정도 예상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세현은 "검색어에 컬링이 많이 올라오더라"라며 "생각보다 재밌다는 말씀도 많이 해주신다. 전보다 컬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기뻐했다.
김창민과 이기복, 오은수, 성세현, 김민찬으로 구성된 남자컬링 대표팀은 오는 14일 미국과 예선 첫 경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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