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단일팀에 내려진 특명…'1피리어드를 사수하라!'
스위스전 1P 3골 내주며 무너져…과거 스웨덴과 평가전서도 매번 1P 실점
(강릉=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12일 스웨덴전에서 승리를 거두려면 일단 1피리어드를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새러 머리 감독이 이끄는 단일팀은 10일 스위스전에서 0-8로 참패했다. 이 중 3실점이 1피리어드에서 나왔다.
머리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1피리어드에서 선수들이 긴장한 탓에 3골을 내줬고, 그 상황에서 경기의 흐름을 바꾸기란 어려웠다"고 말했다.
단일팀의 역사적인 올림픽 첫 경기라는 부담감에 관중과 북한 응원단이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낯선 환경이 더해지면서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허둥지둥했다. 준비했던 플레이를 못 하고 1피리어드에 허망하게 대량 실점한 것이 참패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스웨덴(세계랭킹 5위)은 스위스(6위)보다 세계랭킹이 한 계단 높은 강팀이지만 선수들이 지난 3차례 평가전을 통해 부딪쳐 본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해 볼 만한 상대'로 평가된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과 단일팀은 스웨덴을 상대로도 늘 1피리어드에 실점했다.
지난해 7월 열린 스웨덴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한국은 전패(1차전 0-3·2차전 1-4)했는데, 두 경기 모두 1피리어드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단일팀으로 맞선 지난 4일 평가전에서는 1피리어드에만 3골을 내주며 1-3으로 졌다.
결국, 선수들이 초반 '멘탈'을 다잡아, 약속된 플레이를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스웨덴전 승리를 향한 첫 번째 필요조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위스전에서 단일팀 선수들은 우리 진영을 벗어나는 것조차 버거워했다. 장신 선수들이 다가오면 약속된 플레이를 하지 못하고 당황하다가 퍽을 빼앗기곤 했다.
수비지역에서 중앙선을 넘어 상대 진영으로 퍽을 운반하기 위해 머리 감독 지도 아래 훈련했던 수많은 전술이 무용지물이 됐다.
스웨덴전에서도 경기 초반 상대가 기세를 올리도록 내버려둔다면 승리는커녕 또다시 참패를 맛보게 될 수 있다. 게다가 스웨덴은 일본과의 1차전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단일팀만 잡으면 다음 라운드 진출이 확정되기에 사력을 다해 달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스위스전 때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 남북 고위 인사가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 입장에서 크게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스웨덴전은 선수들이 온전히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머리 감독은 "지난 평가전보다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우리가 준비해온 플레이를 잘한다면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일팀과 스웨덴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별리그 B조 2차전은 12일 오후 9시 10분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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