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태평양·인도양에 '해상 미사일 방어망' 구축한다
전문가들 "미국 미사일 막고, 인도와 북한 견제 목적"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이 미국과 인도, 북한 등을 견제하기 위해 서태평양과 인도양에 '해상 기반 탄도 미사일 방어망(MD)'을 구축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이는 적이 쏘아 올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조기경보 레이더나 위성 등으로 탐지한 후 군함에서 요격 미사일을 발사해 상공이나 우주공간에서 ICBM을 파괴하는 것을 말한다.
중국군은 지난 5일 2010년과 2013년에 이어 이달 5일 세 번째로 '육지기반 탄도 미사일 방어 기술' 실험에 성공했다. 현재 중국과 미국, 러시아 등 3개국만 관련 무기를 실전 배치한 상태다.
중국은 사정거리가 3천500㎞에 달하는 차세대 해상 기반 요격 미사일 '훙치(紅旗·HQ)-26'을 개발했으며, 이를 중국 해군이 보유한 최대 상륙함인 만재 배수량 1만3천500t의 '55형' 상륙함에 배치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해상 기반 요격 미사일 배치에 나선 것은 중국 해군의 오랜 꿈인 '대양 해군'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야심 찬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따라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 적극 진출하는 중국으로서는 해외 자국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해군력 강화가 필수다.
더구나 원유 수입의 4분의 3을 인도양과 믈라카 해협을 거쳐 수송하는 중국으로서는 원유 수송로의 보호를 위해서도 해군력을 강화해야 한다.
중국의 해상 미사일 방어망 구축은 미국과 맞서는 미사일 전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도 읽힌다.
중국군은 미국이 냉전 시대 이래 중국의 진출을 막기 위해 일본과 대만, 필리핀에 걸쳐 설정한 '제1 열도선'을 뚫고 서태평양에 진출하고자 애쓰는데, 해상 미사일 방어망은 여기에 큰 힘을 보탤 수 있다.
더구나 6천8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미국에 비해 중국은 270개의 핵탄두만을 보유하고 있어 핵전력의 열세를 미사일 방어망으로 상쇄하려 하고 있다.
해상 미사일 방어망 구축은 최근 들어 미사일 전력을 부쩍 강화하는 인도와 북한을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다.
인도는 지난달 18일 사정거리 5천㎞로 중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ICBM '아그니-5'를 시험 발사한 데 이어, 이달 6일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 미사일 '아그니-1'을 시험했다.
베이징의 군사전문가 저우천밍(周晨鳴)은 "중국은 인도와 북한이 쏘아 올린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강력한 방어망을 갖췄다는 것을 두 나라에 보여주려 한다"며 "나아가 미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 핵전력을 보강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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