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호텔이나 콘도 등 숙박시설과 항공권, 여행상품 등을 예약했다 취소하면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업종과 업체에 따라 다르지만 사흘 전에 취소해도 절반, 당일에는 전액을 물리는 곳도 적지 않다.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예약을 취소해야 하는 사람과 예약을 필요로 하는 사람 간의 거래를 연결해 주는 온라인 사이트가 일본에 등장했다.
NHK에 따르면 IT(정보기술) 업체 야후에서 근무하다 독립한 야마시타 교헤이(山下恭平. 32)가 2년 전 만든 '캔셀'(Cansell) 사이트는 "예약 취소가 필요한 사람"과 "싸게 이용하고 싶은 사람"을 연결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터넷을 이용한 개인 간 거래는 플리 마켓(flea-market) 앱이 보급되면서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예약을 통해 확보한 숙박권리는 채권에 해당하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양도해도 법률상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 사업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야마시타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예방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물건을 팔고 사는 건 간단하지만, 권리의 매매에는 어떤 문제가 생길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해 사이트 운영사가 일단 매매대금을 맡아 신뢰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예약권'을 팔려는 사람은 스스로 가격을 정해 사이트에 올린다. 비용은 없다. 인터넷에서 거래가 성립되면 숙박시설 업소에 연락해 예약자 이름을 변경하는 등의 수속은 '캔셀'이 대신해 준다. 운영자 측은 매각액의 15%를 수수료로 떼고 나머지 85%를 출품자에게 보내준다.
예외가 없지는 않지만 일본 국내의 거의 모든 호텔과 여관이 숙박자의 명의변경, 곧 '예약권 매매'를 인정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예약 취소는 숙박시설 측에도 골치 아픈 일이기 때문이다. 위약금을 받는다고는 해도 번거롭고 시간이 걸리는 데다 식당 등 부대시설의 매출도 줄어든다. 해당 고객이 후일 다시 찾을 경우를 생각해서라도 되도록 피하고 싶은 게 당연하다.
'캔셀'은 콘서트 티켓 등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매점을 통한 악질적 전매"를 막기 위해 원래 숙박요금보다 높은 금액의 출품을 금지하고 있다. 야마시타 대표는 "호텔의 경우 인터넷으로 예약했다 취소하면 위약금이 20~30%"라고 지적했다. 일찍 예약할수록 싼 경우가 많으니 일단 예약해 두되 취소할 사정이 생기면 팔면 된다는 안심감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고차 매매에서 보듯 2차 유통시장이 있으면 1차 유통시장도 더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위약금 부담을 줄이고 싶어하는 사람"과 " 취소된 예약을 필요로 하는"의 수요는 숙박시설에 국한되지 않는다. '캔셀'은 음식점이나 항공권 예약 등 예약 취소와 관련된 개인 간 거래의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야마시타 대표는 "호텔 등의 기존 숙박시설뿐만 아니라 앞으로 민박을 비롯, 숙박 외에 결혼식 예약, 인터넷 예약이 늘고 있는 음식점 등 다양한 분야로 대상을 늘려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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