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패 수사, 원자바오 전 총리 겨누는 신호 등장"
뉴욕타임스 "원 일가와 사업관계 인물 구금"…"쑨정차이 수사 일환이라는 전언도"
중국 당국은 구금 여부 공식 확인 안해…아직 구금 상태인지도 불분명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지난 2012년 원자바오(溫家寶) 당시 중국 총리 친인척의 최소 27억 달러에 이르는 축재에 관한 뉴욕타임스의 탐사보도에서 핵심 인물 중 한 사람으로 등장했던 돤 웨이홍(49)이 중국 당국에 구금됐었으나 지금도 구금된 상태인지 어느 기관이 왜 구금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이 신문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돤의 친구들과 사업 동료들의 말을 인용해 돤이 지난해 제19차 공산당 당 대회가 열리기 전에 구금됐다고 전하고 이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반부패 운동의 칼날이 다시 전직 최고지도부의 한 사람에게 향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돤 웨이홍의 사무실로 보낸 이메일이나 전화에는 전혀 답신이 없으며, 한 사업 동료는 돤의 구금에 관해 얘기하면 돤이 더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돤과 가까운 또 한 사람은 돤의 구금이 원자바오 전 총리나 그 일가친척이 아니라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시 당서기에 대한 부패 조사의 일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쑨은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후임 물망에 오른 인물이었으나 지난해 7월 해임, 출당된 뒤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돤과 쑨의 관계는 명확지 않지만, 돤이 자신의 전 남편과 함께 운영한 회사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전에 베이징 공항 주변 땅을 매입한 일이 있다. 쑨은 베이징시 당 위원회 비서장을 지냈다.
부패 혐의를 이유로 한 쑨정차이의 실각은 시진핑 주석의 권력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돤에 대한 구금이 원자바오 전 총리를 겨냥한 것이라면 엄청난 일이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원 전 총리는 자신의 일가 축재가 문제됐을 때 이를 해명하면서 법률이나 당규를 위반한 사실이 밝혀지면 처벌을 받겠다고 밝혔으나 당시 시 주석은 원 전 총리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었다고 신문은 당 내부 관계자 2명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그러나 그 이후 시 주석은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을 비롯한 `부패 호랑이들'에 대한 사냥을 시작했다.
돤의 구금 소문은 돤이 지난해 9월 이탈리아 불가리 사와 합작한 베이징 시내 고급 호텔 개장식에 불참한 후 중국 부유층과 권력층 사이에서 돌기 시작했다.
돤은 9월 3일께 실종됐으며, 그 이전에 이미 출국 금지 상태였고, 돤 회사 직원 수명도 구금됐다고 돤의 지인들은 설명했다. 불가리 측은 논평을 거부했다.
국영 자산회사에서 일하다 부동산회사를 세워 큰 재산을 모은 돤과 원 전 총리 일가와의 관계는 199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돤은 원 전 총리의 어머니, 형제, 딸, 아들과 회사를 함께 세우거나 공동투자를 하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돤은 2012년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원 전 총리의 부인및 일가와 가까운 사이이며, 자신의 지분을 감추기 위해 이들의 이름을 빌려 회사를 등록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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