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담배 권할 수 있나? "소셜미디어도 마찬가지"
전문가, 수면장애·학습부진·우울·비만 등 부작용 우려
내부고발자들 "젊은층 중독되도록 디자인, 정신건강에 유해"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와 스마트폰의 중독성이 강해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미국 실리콘 밸리 출신 정보기술(IT) 전문가들과 이 산업과 관련한 내부 고발자들의 충고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첨단기술에 대한 진실'을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에서 첨단기술 중독이 수면장애, 저조한 학업 성과, 우울증, 비만, 사회적 고립, 자살 등과 잠재적 연관성이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고 보도했다.
코먼센스미디어 대표인 제임스 스타이어는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에게 "큰 결정을 할 때 자신들의 아이들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의 초기 투자자인 로저 맥나미도 "(소셜미디어) 사용자를 증시의 연료로 여긴다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없다"면서 소셜 미디어, 스마트폰이 사람의 감정과 지적발전에 미치는 효과를 경고했다.
이에 앞서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이오스 CEO는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소셜미디어의 중독성과 해로움을 거론하며 페이스북을 담배회사처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글 디자인 윤리학자 출신인 트리스탄 해리스는 "우리가 하는 것 중에 일부는 정말 좋지 않다"면서 "우리가 디자인한 것 중 일부는 특히 젊은이들이 중독되고 조종당하도록 디자인됐다"고 주장했다.
해리스는 "구글의 지메일이 어떻게 마음을 장악하는지 목격했다"면서 "디지털 세계에 현존하는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한 인터뷰에서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을 예로 들며 "10대들이 친구들과 문자를 주고받은 차례로 보여줘 그것을 계속해야 할 것 같은 잘못된 생각을 심어준다"고 지적했다.
깊이 빠지면 정체성과 친구의 의미가 달라져 그것을 계속 안 하면 친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 페북 플랫폼 팀의 운영 매니저였던 샌디 파라킬라스는 "그들은 아이들을 매우 어릴 때부터 고객으로 만드는 기회라고 여긴다"면서 "이런 회사들이 옳은 일을 하도록 외부 압력과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모질라 파이어팍스의 아자 래스킨은 "우리는 결국 어린이들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자신들이 (소셜 미디어에) 올려놓을 것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지로 바꿔놓는다"면서 "첨단기술 분야가 하는 것은 담배 제조업체보다 더 나쁘다"고 지적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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