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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머리 감독 "북한 박철호 감독, 뭐든지 협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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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머리 감독 "북한 박철호 감독, 뭐든지 협조적"
"단일팀,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는데 실제로 해보니 환상적"



(강릉=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새러 머리(30·캐나다) 감독은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우려와 불안과는 다르게 순항한 데에는 북한 박철호 감독의 공이 크다고 소개했다.
머리 감독은 7일 강원도 강릉의 관동하키센터에서 공식 훈련을 마친 뒤 박철호 북한 감독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환상적인 지도자"라고 한마디로 정의했다.
남북 단일팀에는 한국 선수 23명과 북한 선수 12명, 총 35명이 있다. 북한 선수 12명을 인솔하고 지난달 25일 단일팀에 합류한 박 감독의 역할은 사실 명료하지 않았다.
가뜩이나 급조된 단일팀으로 인해 우리 선수들이 동요하는 상황에서 박 감독이 선수 기용과 작전에까지 개입하면 단일팀은 더욱 흔들릴 수 있었다.
우려를 안고 시작한 단일팀은 그러나 남북 지도자들이 서로를 인정하고 협력하면서 빠르게 '원팀'을 이뤄갔다.
머리 감독은 "북한에서 온 박철호 감독은 정말로 환상적인 지도자"라며 "그가 없었다면 단일팀을 제대로 이끌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박 감독은 모든 의견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선수들끼리 식사를 같이하게 하자고 하면 주저 없이 그러자고 했다. 어떤 제안을 하든 흔쾌히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6∼7일 이틀간 단일팀 훈련을 지켜본 결과 박 감독은 머리 감독을 보좌하는 역할에 충실했다.
머리 감독이 작전을 지시할 때는 끼어드는 법이 없었다. 북한 선수들에게도 필요하다고 판단이 될 때만 드러나지 않게 조언했다.
훈련이 끝난 뒤에는 흩어진 퍽을 직접 정리하는 등 궂은일까지 도맡았다.
현재 단일팀은 주축 선수들로 구성된 A조, 백업 멤버로 구성된 B조로 나눠서 훈련 중이다.
전날에는 A조 훈련을 머리 감독이 전담하고, B조 훈련을 박 감독이 직접 지휘했다.
머리 감독이 주축 선수들의 전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박 감독은 다른 선수들을 지도하는 방식으로 교통정리가 된 것이다.
사령탑이 합심하면서 단일팀은 빠르게 하나로 섞였다.
머리 감독은 단일팀 분위기에 대해 "내가 기대한 것 이상으로 팀 분위기가 좋다"며 "처음 북한 선수들의 합류 소식을 듣고는 최악의 상황을 떠올렸는데, 실제로 부닥쳐보니 환상적"이라고 했다.
그는 "이제 우리 선수들은 단일팀이 하나의 가족이라고 모두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머리 감독은 "단일팀은 3개 국어를 쓴다"며 "다들 소통하기 위해 포옹도 하고, 손짓 발짓으로 대화한다. 그런 것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특별하다. 그들은 마치 또래의 소녀들 같다"고 웃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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