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잠수함 '전문 사냥꾼' 무인함 인수…연내 배치 예상
한번 출항하면 3개월간 3천㎞ 이상 운항, "해군작전에 혁명"
배수량 140t으로 세계 최대 무인함, 기뢰 등 위협 제거에 '제격'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국 해군이 한번 출항하면 3개월 동안 3천㎞ 이상 운항이 가능한 잠수함 탐지 추적 전문 자율 운항 무인 함정을 인수했다.
폭스 뉴스, 더 드라이브, 포퓰러 미캐닉스 등 미 언론은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2년간의 추가 시험 과정을 마치고 지난달 30일 대(對)잠수전 연속 추적(ACTUV) 무인함 '시 헌터'(Sea Hunter) 시제품을 미 해군 연구처(ONR)에 인도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DARPA는 시 헌터가 일선 함대의 정규작전에 투입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나, 올 연말까지 해군의 다른 부서들과 통합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내 실전 투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2010년부터 중형무인함(MDUSV) 개발사업의 하나로 시 헌터 개발작업을 주도해온 DARPA는 이번 조치로 대형 무인함 기술과 자율 능력 개발에 중요한 이정표를 마련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ONR은 2014년부터 시 헌터 개발작업에 동참했다.
시 헌터는 2016년 1월 처음 진수된 후 포틀랜드 해역에서 시험 항해했으며, 2주 후 샌디에이고로 보내져 DARPA와 ONR이 총 2년간의 추가 시험을 진행해왔다.
시험 운항 기간 다양한 센서를 장착해 잠수함을 효율적으로 탐지·추적하면서, 다른 배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해왔다.
배수량 140t, 길이 40m, 최대 시속 50㎞로 세계 최대 무인함인 시 헌터는 한 번에 최대 3개월간 해상에 머물면서 원거리에서도 적의 잠수함을 자체적으로 탐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람이 승선하거나 지상에서 원격조정할 필요 없이 사람의 감독하에 컴퓨터가 자동 운항할 수 있다.
해군 관계자는 시 헌터와 후속함이 어떤 임무를 수행할지 명확하지 않지만, 이름에 걸맞게 고주파 고정식 소나를 주로 이용해 적 잠수함 탐지와 추적 능력을 보유한 무인함으로 기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기불요체계(AIP) 등 성능이 개량된 디젤 잠수함은 소음이 거의 없고 수중에서도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어 탐지가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적대국의 이런 개량형 잠수함은 미 해군에 큰 위협으로 등장했다.
북한의 잠수함 전력도 위협적이긴 마찬가지다. 북한 잠수함 대부분은 연안방어와 특수부대의 후방침투 등에 주로 사용되지만, 최근에는 핵탄두 적재 중장거리 탄도미사일(SLBM)까지 발사할 수 있는 대형 잠수함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 위협이 더 커지는 상황이라고 관계자는 지적했다.
관계자는 그러나 시 헌터가 적 잠수함이나 기뢰를 파괴하는 무기를 장착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시 헌터는 또 적 해안에 부설된 기뢰 탐지와 제거(소해) 임무와 해안 정찰과 척후 임무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관련해 DARPA와 ONR은 지난해 8월 시 헌터로 기뢰 탐지 시험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자는 시 헌터가 광범위한 적 해역에 부설된 수많은 기뢰와 수중 위험물을 찾아내 항공모함이나 강습상륙함 같은 대형함정들이 좁은 수로를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기능을 잘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건조비용도 시 헌터 활용 확대 가능성을 키웠다. 척당 건조비용이 2천200만 달러(239억 원)가량이며 하루 운영 비용은 1만5천 달러(1천630만 원)에서 2만 달러(217만 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일반 군함보다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실전에 배치되면 국방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피터 싱어 뉴 아메리칸재단 연구원은 앞서 "미군이 대잠수함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 해군의 해저 진군이 매우 우려스럽기 때문"이라며, 시 헌터 개발이 빠른 속도로 해군력 증강에 나선 중국과 러시아 견제용이라고 설명했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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