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쿠릴열도 영토분쟁지역서 군사훈련…日 '발끈'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러시아가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자 일본 정부가 러시아 정부에 항의했다고 교도통신이 7일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앞서 지난 6일 쿠릴 열도에서 2천명 규모의 군사훈련과 대테러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군사훈련이 진행된 곳에는 러시아-일본 간 영유권 분쟁지 '쿠릴 4개섬' 중 하나인 구나시리(國後)가 포함됐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7일 국회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이와 관련해 외교 루트를 통해 러시아 정부에 "(훈련이) 북방영토에서의 러시아의 군비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 일본 정부의 입장과 맞지 않아 유감이다"라고 항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군사 훈련은 특히 전날 양국이 쿠릴 4개섬에서의 공동경제활동을 협의하는 외무차관급 회의를 연 직후에 실시돼 일본 정부는 당황해하고 있다. 훈련이 실시된 날은 일본이 '북방영토의 날'로 기념하는 2월7일을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고노 외무상은 항의 사실을 밝히면서도 오는 5월로 예정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서는 "제반의 사정이 허락한다면 러시아 방문을 고려할 것"이라며 계획에 변경이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과 러시아는 홋카이도(北海道) 서북쪽의 쿠릴열도 가운데 남부 4개 섬의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분쟁을 겪어왔다. 현재 쿠릴 4개섬은 러시아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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