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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GM CEO 발언에 다시 불 붙은 '한국GM 철수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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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GM CEO 발언에 다시 불 붙은 '한국GM 철수설'(종합)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우리는 독자생존 가능한 사업을 위해 (한국GM에) 조치(actions)를 해야 할 것".
미국 제네럴모터스(GM)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일(미국 시각) 애널리스트 등과의 콘퍼런스콜에서 한국GM에 대해 이렇게 언급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한국GM 철수설'이 다시 불붙는 분위기다.
한국GM은 여전히 '완전 철수'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실제로 악몽이 현실이 될 경우 인천, 군산 등 지역사회는 물론 자동차산업 전반, 나아가 한국 경제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 한국GM "합리화·구조조정 필요성 언급일 뿐"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메리 바라는 이 '조치'와 관련, "(경영)합리화 작업 또는 구조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아직 지금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GM의 전력(the prior history)을 고려할 때 완전 철수(outright exit)가 예상된다"는 애널리스트의 해석 등을 기사에 함께 실었다.
여기에서 말하는 '전력'이란, 최근 수년간 진행된 글로벌 GM의 대대적 구조조정을 가리킨다.
GM은 2013년 말 이후 작년까지 유럽 사업 철수, 호주·인도네시아 공장 철수, 태국·러시아 생산 중단 또는 축소, 계열사 오펠(OPEL) 매각, 인도 내수시장 철수, 남아프리카공화국 쉐보레 브랜드 철수 등을 차례로 단행했다.
'수익이 나지 않으면 과감하게 버린다'는 원칙에 따라 사업 재편이 이뤄진 것이다.
한국GM 고위 관계자는 이 보도에 대해 "현재 한국GM에 대한 GM 본사의 인식은 비용 측면에서 도전에 직면했고, 수익을 내기 위해 합리화 작업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이는 지금까지 한국GM도 계속 밝힌 입장이고, 이번 바라 CEO의 공식 입장도 이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완전철수 예상 등은 어디까지나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 최근 4년 적자 2조5천억원 넘어…수출·내수 감소에 고비용 구조 겹쳐
한국GM은 2014~2016년 3년간 약 2조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지난해 역시 2016년과 비슷한 약 6천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4년간 적자 규모가 2조5천억 원을 넘는 셈이다.
아울러 작년 한국GM의 판매량은 52만4천547대(완성차 기준)로, 1년 전보다 12.2% 감소했다. 특히 내수(13만2천377대) 감소율이 26.6%로 컸고, 수출(39만2천170대)도 5.9% 뒷걸음질 쳤다. 특히 군산 공장의 경우 가동률이 20~30%에 불과한 실정이다.
우선 수출 부진은 GM의 대대적 글로벌 사업 재편에 영향을 받았다.
GM이 유럽, 인도,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주요 시장에서 줄줄이 철수하고 계열사 오펠 등을 매각하면서 여기에 완성차나 부품을 수출하던 한국GM이 공급처를 잃은 것이다.
내수의 경우 '대세'인 스포츠유틸리티(SUV) 라인업(제품군)을 포함해 눈에 띄는 신차가 최근 몇년간 거의 없었던 게 '고전'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GM 관계자는 "2015~2016년 트랙스, 말리부, 스파크 등의 부분변경 모델이라도 출시됐지만, 2017년의 경우 신차가 전기차 '볼트'와 '뉴 크루즈' 정도밖에 없었다"며 "요즈음 인기가 많은 SUV 모델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2006~2007년 10%를 웃돌던 한국GM의 국내 자동차 시장점유율(승용차+상용차)은 지난해 7%대까지 추락했다.
이처럼 수출이나 내수에서 모두 판매는 뒷걸음인데, 인건비 등 고정비용은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니 실적이 좋을 수가 없는 구조다.
<YNAPHOTO path='PYH2017112821680005500_P2.jpg' id='PYH20171128216800055' title=' ' caption='지난 2017년 11월 28일 오후 전북 군산시청을 찾아 문동신 시장 등과 면담하고 있는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군산시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
한국GM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임금 수준은 2002년의 2.5배까지 뛰었고, 총 인건비(2015년 기준)는 2010년과 비교해 50% 이상 늘었다.
임금 상승에는 통상임금 소송 결과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한국GM의 주장이다. 2013, 2014년에 걸친 노조와의 통상임금 소송에서 "소급분 지급 의무는 없다"는 판결을 받았지만, 상여금 등의 통상임금 인정으로 이후 인건비 부담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 고용 1만6천명·협력업체 3천곳…철수하면 인천·군산 등 '타격'
이런 실적 부진 속에 작년 10월 16일을 기점으로 GM이 당초 2002년 옛 대우차를 인수하면서 약속한 '15년간 경영권 유지' 약속의 기한까지 끝나자, GM의 '한국 철수설'은 절정에 이르렀다.
작년 말 신임 카허 카젬 사장이 활발하게 노조, 언론 등과 대화를 통해 한국GM 사업장의 중요성, 지속적 투자 계획 등을 강조하면서 철수설은 다소 가라앉았지만, 이번 GM 대표 발언으로 다시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만약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GM이 한국에서 '완전 철수'를 결정할 경우, 한국 자동차산업과 전체 경제가 입을 타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2016년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국내 자동차 업체 가운데 1만 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하는 대기업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그리고 한국GM 세 곳 뿐이다. 한국GM의 고용 인력은 모두 1만6천31명으로, 매출 100억원이 넘는 1천81개 자동차 관련 업체 전체 직원 수(33만5천745명)의 4.8%에 이른다.
여기에 한국GM과 거래하는 협력업체(1~3차) 수도 3천여개가 넘기 때문에, 경영난 '도미노'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GM 노조 등은 GM이 한국에서 철수하면 관련 종사자와 가족 등까지 모두 30만명이 피해를 입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GM이 철수하면 현재 한국GM 본사와 공장이 있는 인천 부평, 세단 크루즈와 스포츠유틸리티(SUV) 올란도 등을 생산하는 공장 소재지 군산, 파워트레인(동력전달체계) 생산 공장이 위치한 보령 등의 지역 경제도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shk99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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