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아파트매매'로 은행 속여 대출금 6억 챙긴 일당 적발
가짜매수자 구해 매매계약…은행, 세입자 확인도 않고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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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전세 세입자가 있어 담보 능력이 없는 아파트를 가짜매수자를 내세워 팔린 것처럼 꾸며 은행으로부터 6억여 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집주인 이 모(54) 씨, 허위 매수인 김 모(53) 씨, 브로커 박 모(58) 씨 등 3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허위 매수인을 소개한 A(54) 씨 등 8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본인 소유의 아파트를 2016년 7월 김 씨에게 9억5천만 원에 파는 매매 계약서를 작성해 김 씨가 서울 강남의 한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금 6억3천350만 원을 받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이 씨는 2015년 12월 고향 지인의 명의로 2억 원의 은행 대출을 받은 뒤 보증금 7억8천만 원의 전세 세입자가 있는 해당 아파트를 9억3천만 원에 사들였다. 보증금을 빼고 대출금으로만 아파트를 사들여 이 씨가 지출한 돈은 없었다.
이후 신용불량자인 이 씨는 추가로 은행 대출금을 받기 위해 박 씨 등 대출 브로커 3명과 아파트 허위매매를 공모했다.
브로커 박 씨는 평소 부동산 대출 업무를 하며 알고 지내던 A 씨 등 6명으로부터 허위매수자 김 씨를 소개받았다. 김 씨를 섭외하는 과정에서 A 씨 등은 400만∼1천100만 원의 소개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아파트 매입 계약서를 은행에 제출해 6억 원가량을 대출받아 이를 집주인인 이 씨에게 건네줬고 수수료 명목으로 3천300만 원을 챙겼다.
은행 측은 대출 과정에서 등기부 등본에 전입자가 있는 것을 확인했지만, 이 씨는 "친척이 무상으로 살고 있는데 곧바로 나갈 수 있다. 세입자가 아니다"라고 은행 측을 속였다.
실제로 은행은 동사무소에서 해당 아파트에 세입자가 입주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채 이 씨의 말만 믿고 대출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은행은 매도인과 매수인만을 고소했지만, 조사 과정에서 브로커가 개입한 것이 확인됐다"면서 "전세 세입자는 전세권 설정과 등기부 등본을 확인해 소유자의 허위 담보대출에 따른 피해가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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