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인 탈출 러시로 브라질 북부도시 인구 구성에도 변화
2015년부터 베네수엘라 탈출 시작…현재는 전체 인구의 10% 넘어서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극심한 정치·경제적 혼란을 피해 국경을 넘는 베네수엘라인이 늘어나면서 브라질 북부 지역 도시의 인구 구성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접한 브라질 북부 호라이마 주의 주도(州都)인 보아 비스타 시에 체류하는 베네수엘라인이 4만 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보아 비스타 시 전체 인구 33만 명의 10%를 훨씬 넘는 규모다.
시 당국이 제공하는 수용시설은 물론 주요 거리와 광장에도 베네수엘라인들이 넘쳐나면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베네수엘라인의 입국은 지난 2015년부터 시작돼 지난해 절정을 이뤘으나 올해 들어서도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시 당국의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2만5천 명이던 베네수엘라인은 올해 상반기에 5만5천 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주일 전에 보아 비스타 시에 도착한 베네수엘라 주민 루이스 곤살레스(36)는 "보아 비스타 시내 거리에 사는 것이 베네수엘라에 계속 있는 것보다 낫다. 여기에는 먹을 것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돈 한 푼 없이 도착한 곤살레스는 다른 베네수엘라인 300여 명과 함께 보아 비스타 시내 광장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한편, 브라질 법무부는 베네수엘라인의 난민 신청 건수가 2016년 3천356건에서 지난해 1만7천865건으로 5배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쿠바(2천373건), 아이티(2천362건), 앙골라(2천36건), 중국(1천462건), 세네갈(1천221건) 등 다른 국가 출신의 난민 신청과 비교하면 월등히 많은 것이다.
브라질 정부는 베네수엘라인들을 수용할 교육·보건 등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치안대책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국경을 잠정적으로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지난달 말 외교·국방·치안 등 관계부처 실무자 회의가 열렸으며, 정확한 실태 파악이 이뤄지고 나서 입국 제한이나 국경 폐쇄 문제를 결정할 예정이다.
브라질과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말 대사를 맞추방하는 등 갈등을 빚었고, 이후 브라질 외교부는 자국민에게 베네수엘라에 대한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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