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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의 스타가 될 클로이 김"…WP, 한국계 스노보더 주목
"마이클 펠프스 같은 탁월한 운동선수로 부상할 것"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평창올림픽을 지배할 태세인 17세 스노보더 클로이 김을 만나보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시간) 이같은 제목으로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 처음 출전하는 스노보드 선수 클로이 김을 집중 조명했다.



이미 오래전 NBC 방송이 '평창동계올림픽의 얼굴' 중 한명으로 낙점한 클로이 김은 뛰어난 실력에 명랑 쾌활한 성격까지 갖춰 이미 안팎에선 '시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2015년 11월 캘리포니아주 운전면허를 취득한 클로이 김에게 일본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가 곧바로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하겠다고 나선 것이 단적인 사례다. 세계적인 스포츠업체인 나이키는 이번달 한국에서 그녀를 기용한 광고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으며 한국의 화장품 업체들도 앞다퉈 후원사로 나섰다.
불과 13세 때 X게임에서 은메달을 딴 것을 시작으로 X게임에서 3차례나 우승한 클로이 김은 4년 전 소치 올림픽 때는 '15세 미만 참가 불가'라는 나이 제한에 걸려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클로이 김이 출전했다면 메달을 목에 걸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WP는 클로이 김이 이번 평창올림픽을 통해 션 화이트나 마이클 펠프스 같은 탁월한 운동선수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동료 선수들도 클로이 김의 실력에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스노보드 금메달리스트인 켈리 클락은 "클로이 김은 내가 본 가장 재능있는 젊은 스노보더 중 한명"이라며 "클로이 김을 처음 봤을 때 스노보드 제작자에게 '내가 한 번도 어느 선수를 뽑으라고 한 적이 없는데 저 애는 당신이 후원해야 한다. 멀리 나아갈 잠재력이 있는 아이'라고 한 적이 있다"는 일화를 전했다.



클로이 김은 재미교포 2세라는 배경 때문에 한국에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녀는 지난해 2월 미 국무부 스포츠 대사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파파라치 순간을 경험했다며 "25대의 카메라가 에워싸는 마치 파파라치 촬영 현장 같은 순간이 있었다. 그런데 좀 멋졌다. 내가 마치 킴 카다시안이 된 것 같았다'며 그 순간을 회고했다.
한국 언론들은 '천재 스노보더' 등의 표현을 쓰며 그녀의 뿌리가 한국임을 강조하고, 그녀가 소녀시대와 샤이니, 슈퍼주니어를 좋아한다는 이야기 등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한 매체는 "그녀는 한국 십대 소녀 같다"고도 표현했다.
부모님이 20년 전 미국에 정착, 캘리포니아에서 나고 자란 그녀지만 한국 문화를 평소 가깝게 느낀다고 클로이 김은 말했다.
거의 매년 가족과 한국을 방문하고, 어머니가 여행 중에도 항상 한국 음식을 해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문화적 정체성을 두고 약간의 내적 갈등도 느낀다고 클로이 김은 털어놨다.
그는 "모르겠다. 이상하다. 미국에서 자라서 미국 문화에 더 이해가 간다"면서도 "하지만 분명히 난 한국인의 얼굴을 하고 있다. 내가 진짜 미국인인 것처럼 다닐 수가 없다. 난 한국계 미국인이고 부모님이 한국에서 오셨다"고 말했다.



클로이 김이 성공하기까지는 전형적인 한국 부모님의 뒷받침이 있었다.
스위스에서 여행사 직원으로 근무하다 만난 클로이 김의 부모님은 캘리포니아 남부에 정착해 세 딸을 낳아 길렀다.
막내딸인 클로이 김은 4살 때 처음으로 스노보드를 탔다. 아버지는 로스앤젤레스 외곽 샌 가브리엘 산맥의 리조트로 딸을 데려가곤 했다.
클로이 김의 재능은 초기부터 드러났다. 6살에 첫 대회에 출전한 그녀는 이듬해 주니어 국가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상을 휩쓸었다. 8살 때 스위스로 이주해 2년간 살면서도 정기적으로 알프스를 찾아 훈련을 지속했다.
미국으로 돌아온 이후 클로이 김의 아버지는 엔지니어 일을 그만두고 딸이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매 주말 집이 있는 라팔마부터 훈련을 받는 매머드 산까지 5시간 30분을 운전해 딸이 최고의 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클로이 김은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아버지의 결정에 놀랐을 것이라며 "한국인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자녀가 법조인이나 의사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제 클로이 김은 미국에서도 유명 인사다. NBC 방송의 평창동계올림픽 홍보 영상에 출연하는가 하면 팬층도 확산되고 있다. 이제는 부모님을 대동해서 해외를 다니며 유명한 소속사와 홍보담당자도 두고 있다.
한국에서는 그녀가 어린이의 롤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주한 미국 대사관은 스노보더를 꿈꾸는 소녀들을 위해 '클로이 김 처럼'이라는 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정작 그녀는 "나도 아직 10대인데 나한테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나도 아직 무엇을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luc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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