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 국장, 모스크바 방문…"양국 협력 현안 논의 예정"
러외무부 국장과 회담 계획…"러-북 수교 70주년 행사 일정도 논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북한 외무성의 림청일 유럽1국 국장이 러시아 측과의 회담을 위해 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 왔다.
이틀 전 북한 평양을 떠나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던 림 국장은 이날 다른 극동 도시 하바롭스크에서 출발한 러시아 아에로플로트 항공편을 이용해 오후 1시께 모스크바 남쪽 브누코보 공항에 내렸다.
림 국장은 세관 수속을 마친 뒤 오후 1시 30분께 입국장을 빠져나와 기다리고 있던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대사관 차량에 올라 모처로 이동했다.
림 국장은 러시아 방문 목적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은 채 "눈이 많이 오는 데 고생이 많다"는 인사말만 건네고 떠났다.
림 국장은 곧 러시아 외무부의 한반도 담당인 제1아주국 안드레이 쿨릭 국장과 회담할 예정이다.
림 국장은 지난해 4월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총영사직을 끝내고 귀임해 유럽1국 국장이 된 러시아통(通)이다.
앞서 지난 2일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자체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림 국장의 방러 사실을 전하면서 "림 국장이 러시아 외무부와 양국 협력 현안 협의를 위해 방러한다. 특히 양국 수교 70주년 공동행사 계획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림 국장의 방러는 최근 한반도 상황과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북한이 긴밀한 공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져 주목된다.
러-북 양측은 회담에서 수교 70주년 행사 계획을 논의하는 것은 물론 남북한 대화 진전으로 조성된 새로운 한반도 정세를 평가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상황에서 양국 협력을 지속하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특히 자국이 중국과 함께 제안한 한반도 문제 해결 방안인 '로드맵'(평화적, 단계적 문제 해결 방안)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북한이 로드맵의 1단계인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시험과 한미의 군사훈련 동시 중단)과 2단계인 관련국과의 관계 개선 등에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대표단의 방러는 지난 1일 한국 외교부 북핵 수석대표가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 측 북핵 수석대표와 한반도 문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이루어져 더욱 관심을 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모스크바 외무부 영빈관에서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과 약 4시간 동안 회담하고 최근 남북한 대화 분위기를 미북 대화로 이어 나가기 위해 양국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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