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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돌려줬다" 태국 학생들, 부총리 명품시계 스캔들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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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돌려줬다" 태국 학생들, 부총리 명품시계 스캔들 풍자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2014년 5월 군부 쿠데타 이후 태국에서는 4년 가까이 정치적 집회나 시위가 열리지 않는다. 군부가 국민의 눈과 귀를 막기 위해 정치 집회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년 한 차례씩 군부 통치를 신랄하게 꼬집는 이들이 있다. 해마다 축구 교류전을 여는 태국 최고 명문 대학인 쭐라롱껀대학과 탐마삿대학 학생들이다.
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 대학 학생들은 이날 오후 방콕 스타디움에서 열린 정기 교류전에 앞서 군부를 풍자한 퍼레이드를 펼쳤다.
73회째를 맞는 올해 교류전 퍼레이드의 주제는 군부정권 고관의 부패 스캔들이었다.
학생들은 서사시 라마끼안(인도의 대서사시 라마야나의 태국 토착 버전)에 등장하는 악신 톳싸깐을 형상화한 대형 인형을 어깨에 메고 행진했다. 톳싸깐 인형의 왼쪽 팔목에는 "이미 친구에게 돌려줬다"는 문구를 새겼다.
공직자 재산신고 목록에 들어있지 않은 20여 개의 고가 명품시계가 들통나 사임 압력을 받는 군부정권 이인자인 쁘라윗 왕수완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을 비꼰 것이다.
또 학생들은 미키마우스 시계와 다이아몬드 반지를 낀 팔로 입이 가려진 다른 인형도 들고 나왔다. 쁘라윗 부총리의 명품시계 스캔들을 조사하던 도중 돌연 사임한 국가 반부패위원회(NACC) 위원장을 형상화한 것이다.


쁘라윗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각료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해 대기하던 중 따가운 햇빛을 가리려다가 팔목에 차고 있던 고가의 명품시계와 굵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반지를 드러내고 말았다.
네티즌들은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쁘라윗 부총리의 과거 사진을 일일이 확인해 그가 신고하지 않은 채 차고 있던 명품시계를 25개나 찾아냈고, 모델과 가격 정보까지 더해 'CSI LA'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공개했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쁘라윗 부총리는 이 시계를 친구들에게서 빌렸으며 모두 돌려줬다는 군색한 변명을 했고, 사임 압력이 커지자 "국민이 나를 원하지 않으면 물러나겠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그러나 시민들은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곧바로 다수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쁘라윗 부총리 사임에 대한 의견을 묻는 온라인 설문조사에 나섰다.
설문조사에는 불과 3∼4일 만에 수십만 명이 참여했다. 설문조사 결과 사임 찬성 의견은 95% 이상이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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