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웃음·박수 넘쳤던 영국 밴드 '마마스건' 내한공연
정규 4집 '골든 데이즈' 발매기념 공연…레트로에 대한 애정 보여줘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그루브 넘치는 보컬, 경쾌한 키보드, 따뜻하고 묵직한 베이스까지.
영국 5인조 밴드 '마마스건'(Mamas Gun)은 역시나 유쾌했다. 서울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진 날이었지만 이들의 음악은 관객들이 두터운 패딩 점퍼를 벗어 던지고 춤추게 만들었다.
앤디 플랫츠(보컬), 캐머런 도슨(베이스), 잭 폴릿(드럼), 데이브 올리버(키보드), 테리 루이스(기타) 등 마마스건의 다섯 멤버는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 섰다.
2011년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이후 9번째 내한. 거의 매년 한국을 찾은 마마스건과 팬들의 유대감은 그만큼 끈끈했다. 지난달 8일 정규 4집 '골든 데이즈'(Golden Days)를 발매한 기념으로 마련된 공연은 웃음으로 가득 찼다. 전자음악이 음원차트를 휩쓰는 시대지만 복고적이고 따뜻한 감성의 마마스건의 음악은 여전히 힘이 있었다.
저녁 7시. 무대에 등장한 마마스건은 '아이 니드 어 윈'(I need a win), '골든 데이즈', '더 스푹스'(The spooks), '다이아몬드 인 더 벨 자'(Diamond in the bell jar) 등 새 앨범 수록곡을 연달아 부른 뒤 "한국으로, 당신들에게 돌아와 정말 기쁘다"라며 활짝 웃었다.
보컬 앤디 플랫츠의 무대 매너는 유쾌했다.
그는 "우리에게 정말 큰 의미가 있는 노래인데, 여러분께 바치겠다"며 새 앨범의 타이틀곡 '유 메이크 마이 라이프 어 배터 플레이스'(You make life a better place)를 선사했다. 관객들이 열광하자 장난스레 우는 시늉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1집 '루츠 투 리치스'(Routes to Riches)의 타이틀곡 '팟츠 오브 골드'(Pots of Gold)도 빼놓지 않았다. 현대 소나타 광고 음악으로 사용돼 국내에 친숙한 곡. 400석 규모의 소극장을 가득 메운 팬들이 어깨를 들썩이며 큰 소리로 따라부르자 드러머 잭 폴릿은 흥겨워하는 팬들을 카메라로 찍었다. 앤디 플랫츠는 '렛츠 파인드 어 웨이'(Let's find a way) 순서에선 무대 아래로 내려와 관객들과 호흡했다.
마마스건은 이 밖에도 '런던 걸스'(London girls), '하우스 온 어 힐'(House on a hill), '스트레인저스'(Strangers), '리코'(Rico), '메시지'(Message) 등을 선사하며 80분을 꽉 채웠다. 멤버들은 중간중간 우리 말로 "감사합니다", "소리 질러" 등 추임새를 넣고 끊임없이 관객과 눈을 맞췄다.
20분 넘게 이어진 앙코르 무대는 축제의 장이었다. 또한 레트로 사운드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했다.
멤버들은 저마다 악기를 내려놓고 마이크를 잡았다. 앤디 플랫츠의 기타 반주에 맞춰 '온 어 스트링'(On a string)를 클래식한 아카펠라 버전으로 불렀다. 두 번째 앙코르 무대에선 완전히 분위기를 바꿔 '핑거 온 잇'(Finger on it)을 펑키하게 선보였다. 이어 1970년대 미국의 R&B 걸그룹 '포인터 시스터스'(Pointer Sisters)의 '예스 위 캔 캔'(Yes We can can)으로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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