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털리 우드 사망 수사당국 "남편이 용의자…당장 체포는 안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할리우드의 가장 궁금한 미스터리 중 하나로 꼽히는 여배우 내털리 우드 사망 사건을 재수사 중인 경찰이 새로운 증언을 토대로 남편 로버트 와그너(87)를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수사를 확대할 전망이라고 미 언론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경찰은 "남편 와그너는 용의자"라면서 "하지만, 당장 그를 체포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사건을 재수사해온 조사관인 존 코리나는 전날 CBS 방송에 출연해 "와그너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매체들은 지난 2008년 자서전에서 드러난 와그너의 진술이 재수사의 초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찰이 와그너를 다시 소환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2011년 재수사 착수 이후 와그너에게 최소 10차례 소환장을 보냈으나 와그너는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와그너는 사망 사건 당시 정황에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아내가 나와 동료의 말다툼을 피하려고 자리를 떠났다가 발을 헛디뎠을 수 있고, 또 하나는 그녀가 보트를 밧줄에 묶으려다가 물에 빠졌을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이 확보한 새로운 증언은 그날 밤 우드 부부의 객실에서 비명과 뭔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는 것이다. 그 직후 남녀가 요트 뒤편에서 심하게 다퉜는데 우드와 와그너의 목소리로 추정된다고 LA 카운티 경찰국은 말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이유없는 반항'에 출연한 내털리 우드는 오스카상을 세 차례 수상한 여배우다. 우드는 배우인 와그너와 1957년 결혼했다가 5년 만에 이혼한 뒤 1972년 재결합했다.
우드는 1981년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남편, 동료 배우 크리스토퍼 월켄 등과 함께 캘리포니아 카탈리나 섬에서 요트를 타다 실족해 숨졌다. 사망 당시 우드는 43세였다.
당시 조사결과 우드가 술을 마시고 구명정에 올라타려다 물에 빠졌고 얼굴을 부딪쳐 숨진 사고사로 결론이 났지만 살해설이 끊이지 않았다.
검시소는 우드의 사인을 익사 또는 다른 불명의 이유라고 적시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30년 만인 2011년 재수사에 착수했다.
LA 카운티 경찰국 대변인 니콜 니시다는 앞서 "재수사 이후 새로운 증언들이 나왔다. 우드가 사망하던 날 밤 요트에서 있었던 일련의 몰랐던 정황을 그려주는 증언들"이라고 말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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