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전입 논란 보은중 유소년축구팀 해산…사태 일단락
학생 9명 뿔뿔이 흩어져…9명은 다른 학교 전학 예정
(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위장 전입과 집단합숙 논란을 부른 충북 보은중학교 유소년축구팀(보은FC)이 사실상 해산됐다.
3일 보은군체육회와 학교 측에 따르면 이 축구단 소속 학생 18명 중 9명이 전국 각지의 학교로 전학했고, 남은 9명은 모 국제학교로 전학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들은 이미 전학을 허가받아 이 학교 문경캠퍼스에서 진행하는 학사일정에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 A씨는 "해당 학교에서 신입생을 포함해 25명 규모로 축구단이 구성돼 학생 전원이 운동을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학한 학생 중 일부는 축구부가 없는 학교로 전학했다.
이 축구팀은 보은군체육회에서도 탈퇴했다. 지난해 7월 창단된 뒤 6개월 만이다.
이로써 보은FC를 중심으로 축구 꿈나무를 육성하고, 초등∼고등학교를 잇는 청소년 축구팀을 육성한다는 군 체육회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이 축구팀을 둘러싼 문제는 지난해 9월 학교 부근 한 아파트에서 학생들의 집단 합숙이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교육부와 충북도교육청은 학교체육진흥법에 따라 초·중학생의 집단 합숙훈련을 엄격히 금하고 있다.
뿐 만 아니라 이들은 부모 중 1명 이상이 함께 전입하도록 규정된 '보은군 중학교군 전·입학 규정'도 어겼다.
학교 측은 이들에게 합숙훈련 금지와 전·입학 규정을 준수하도록 요구했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지난해 11월 자진전학을 권하는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그러나 축구팀은 "부모의 주소 이전이 곤란한 학생에게 후견인 제도를 안내하는 등 전입 편의를 제공하던 학교 측이 갑자기 입장을 바꿔 학생들을 궁지로 몬다"고 반발했다.
학교 측이 학생을 위장 전입자로 만들어 교육참여를 막았다는 취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한 뒤 등교를 거부하며 맞섰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이들을 전원 무단결석 처리한 데 이어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에 등교거부와 관련한 아동학대 혐의를 조사해달라는 요청까지 하는 등 강경대응했다.
양측이 갈등하는 사이 지친 학생들은 하나둘 팀을 떠났고, 한 달 여 만에 축구팀은 해산 수순을 밟고 있다.
동문회 한 관계자는 "학생을 보호하는 입장에서 양측이 해결 방안을 찾길 원했는데 안타깝다"며 "섣부른 축구 꿈나무 육성계획으로 괜한 학생들만 피해 본 꼴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현재 남아 있는 학생 9명은 다음 주 전학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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