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대우건설 해외사업 강점, 더 키울 것"
"대우건설 인수 중도 포기 없다…재무 부담도 문제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2일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그동안 이 회사가 강점을 보여온 해외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대우건설을 인수한 호반건설이 해외사업 경험이 없어 앞으로 해외사업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 (대우건설이 강점을 가진) 해외사업을 더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해외사업은 호반건설 직원들이 하는 게 아니고 기존에 하고 있던 대우건설 직원들이 해외사업을 계속할 것인데 무슨 걱정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앞으로 오일 달러가 올라갈 것이고, 특히 동남아 쪽에 기회가 많을 것이다. 동남아가 해외 시장에서 굉장히 좋을 것 같다"면서 "그것이 우리가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해외사업 때문에 큰 건설사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나는 해외건설사업을 굉장히 좋게 보고 있다"며 "대우건설 같은 경우 발전, 원자력, 해외고급건축 이런 부문에 굉장히 강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대우건설 해외사업은 플랜트가 좋지 않은 상황인데, 인력도 있고 유지를 해야 하니까 그렇다고 플랜트를 안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택사업에 치중해온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대우건설 인수에 나섰다는 점도 밝혔다.
김 회장은 "아직 딜이 끝난 것도 아니고 현재 진행 중이어서 조심스럽다"면서도 "우리가 주택사업만 하고 아파트만 짓는 데 앞으로 시장 상황이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지을 땅도 없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도시재생 사업 같은 경우는 우리가 종합 건설사가 아니어서 한계가 있다"면서 "그런데 우리는 직원도 많고 건설업을 잘 알고 또 앞으로 성장해야 하므로 그런 쪽을 보게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회장은 여름께로 예상되는 최종 매매계약 체결 때까지 난관이 적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중도 포기는 없다. 그동안에도 우리가 중도 포기한 적이 없었다"며 대우건설 인수 의지가 확고함을 강조했다.
대우건설과 호반건설의 '몸집'에 차이가 나는 만큼 '현금부자'로 알려진 호반건설이라도 재무적 부담이 있을 것이라는 일부 시각에 대해선 "문제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 회장은 "재무적으로 불안하면 시도도 안 했을 것이다. 자신이 있으니까 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인수에 나섰다가 불과 4년 만인 2010년 산업은행에 지분을 다시 넘긴 것을 떠올리며 이번에도 '승자의 저주'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 회장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얼마든지 시장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고 본다. 그것은 우리가 안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우건설 노조를 비롯한 구성원이 '고용 불안'을 느끼며 반발하는 데 대해서는 오히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그런 것들이 해결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회장은 "아무래도 플랜트 사업이 3~4년간 계속 거의 수주를 안 한 것 같고 그쪽에 잉여인력이 많아 (노조와 직원들이) 우려를 하는 것 같은데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손해난다고 해서 계속 손해는 아니고 적정 일감을 확보해 잉여인력이 안 생기게 해야 했는데, 그런 쪽에 불안감이 있는 건 현 경영진이 잘못한 부분"이라며 "플랜트 수주를 손해난다고 안 하면 안 되고, 손해를 좀 보더라도 적정 인원을 활용하게끔 수주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런 부분이 부족해서 고용 불안을 느끼는 것 같은데 아마 우리가 인수하면 그런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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