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테마주' 거짓정보 흘려 주가조작한 주범들 실형
홈캐스트 전 최대주주 장모씨 징역 1년6개월…코스닥 '큰손' 원영식씨 집유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2014년 '황우석 테마주'로 주목받은 코스닥 상장사 홈캐스트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들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안성준 부장판사)는 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홈캐스트 전 최대주주 장모(49)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주가조작 사범 김모(44)씨와 윤모(50)씨에게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코스닥 시장의 '큰손' 원영식(57)씨와 이들의 범행을 도운 홈캐스트 전 대표이사 신모(47)씨, 전 이사 김모(44)씨에게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2014년 4월 허위 호재성 정보를 퍼뜨려 홈캐스트 주가를 끌어올리는 수법으로 수백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홈캐스트를 인수한 뒤 경영난을 겪던 장씨는 김씨 등과 함께 황우석 박사가 대표이사인 비상장 바이오 업체 에이치바이온와 함께 줄기세포 관련 사업을 하기로 했다고 거짓 정보를 퍼뜨렸다.
2014년 4월 홈캐스트는 에이치바이온에 250억 원을, 에이치바이온은 홈캐스트에 40억 원을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투자했다. 그러나 홈캐스트가 투자받은 40억 원은 장씨가 에이치바이온 측에 미리 제공한 돈이었다.
또 유력 투자자 원씨와도 공모해 그가 홈캐스트 유상증자에 참여토록 했다. '황우석 효과'에 '원영식 효과'까지 더해지자 회사 주가는 3배 이상으로 뛰었다.
장씨는 범행 뒤 회사 경영권을 포기하고 보유 주식을 매도해 121억 원을 손에 쥐었다. 원씨와 주가 조작꾼들은 범행을 도운 대가로 장씨의 주식을 저가에 사들인 뒤 범행 직후 처분해 총 284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장씨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홈캐스트의 발전과 이익을 도모해야 할 사회적 책무가 있음에도 오로지 경영권 취득 과정에서 입은 손실을 만회할 욕심으로 사기적 부정 거래에 가담했다"며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질타했다.
또 "원씨는 투자방법의 위법성을 인지했음에도 일반 투자자들의 그릇된 판단을 유도할 수 있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이익을 취했다"면서 "다만 투자자로서 소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당시 검찰은 황 박사의 경우 사전에 범행 계획을 알고 유상증자에 참여한 정황이 없다며 입건하지 않았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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