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빈곤노인들 화재참변…'안전사각' 자립시설 11명 사망
삿포로 월세 35만원짜리 살던 생활보호대상자들
스프링클러도 미설치…운영직원 없이 노인들만 있다 참사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에서 저소득층 고령자들이 모여 생활하는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해 11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1일 NHK와 교도통신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40분께 홋카이도(北海道) 삿포로(札晃)시 히가시(東)구의 저소득 고령자 자립 지원시설 '소셜 하임'에서 불이 나 목조 3층 건물 500㎡를 모두 태웠다.
사고로 입주자 16명 중 남성 8명과 여성 3명 등 11명이 숨졌고 3명이 부상했다.
불이 난 곳은 살 곳이 없는 빈곤층 고령자들이 새로운 거주지나 취직처가 생기기 전 한 달에 3만6천엔(약 35만3천원)을 내고 사는 곳이다.
입주자 16명 중 13명은 일본 정부가 생활비 등을 지원하는 생활보호대상자였으며, 돌봐줄 사람이 없거나 혼자서는 식사나 목욕이 불가능한 사람도 있었다.
고령자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지만 이 시설에는 낮에만 운영자 측 직원들이 상주해 불이 났을 때는 고령의 입주자들만 머물고 있었다.
불이 난 건물은 지어진 지 50년된 곳으로, 천정에 스프링클러 같은 자동 소화 장치가 설치돼 있지 화재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에서 이런 시설은 '하숙' 업종으로 분류돼 스프링클않아 러 설치 의무는 없는데, 향후 후속 조치 과정에서 시설 규정 미비가 문제점으로 지적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방당국은 건물의 노후화와 계속되는 추위에 따른 공기 건조가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고 운영자 측이 소방시설 관련 의무 등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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