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바흐 IOC 위원장 "단일팀, 첫술에 배부르길 기대해선 안돼"
독일 분단 개인 경험 토대로 세대 차 극복·폭넓은 시야 주문
(평창=연합뉴스) 장현구 유지호 기자 = "시작부터 100% 지지를 기대할 순 없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31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의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분단된 남북이 결성한 올림픽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독일 출신인 바흐 위원장은 동·서독으로 나뉜 1953년 서독 지역의 뷔르츠부르크에서 태어났다.
펜싱 선수로서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변호사를 거쳐 2013년 IOC 위원장에 올랐다.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남북단일팀 결성과 남북 선수단 개회식 공동입장 발표 후 한국에서 나온 찬반 논란을 예상했느냐는 물음에 바흐 위원장은 진지한 답을 내놨다.
그는 "세계는 스위스 로잔에서 결정된 남북합의에 크게 열광했다"면서 "남북 공동입장이 전할 강력한 평화의 메시지를 전 세계는 크게 주목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번 결정에 비판적인 세력에게는 분단국가에서 살아온 자신의 경험을 얘기했다.
바흐 위원장은 "동·서독으로 갈라진 시절, 두 나라가 공조할 때 모두가 기뻐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독일 단일팀이 결성됐을 때 동·서독 선수들 모두 다 만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동독과 서독은 분단 상태에서도 1956년, 1960년, 1964년 동·하계 올림픽에서 '독일 연합팀'이라는 단일팀으로 참가했다. 1968년부턴 동·서독 각각 출전하다가 1990년 통일 후 독일이라는 하나의 팀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한다.
바흐 위원장은 통일독일의 씨앗 격인 당시 독일 단일팀이 모든 이의 지지를 받은 건 아니었다고 평가한 셈이다.
그는 "분단국가엔 다른 세대의 문제도 있다"면서 "여러 연령층 중엔 통일된 나라를 경험하지 못하고 분단만 겪은 세대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런 세대들에게 설명을 해야 하고 미래를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남북 간의 대화) 발전을 폭넓게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흐 위원장은 우리 말로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뜻으로 "출발부터 100% 지지를 기대할 순 없다"고 했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선언 후 짧은 시일 안에 이뤄진 남북합의로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지만, 올림픽 첫 단일팀이라는 상징성을 인식하고 남북 교류 확산이라는 먼 길을 봐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cany9900@yna.co.kr, jee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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