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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하늘길' 양양국제공항 올림픽 특수로 살아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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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하늘길' 양양국제공항 올림픽 특수로 살아날까
2002년 개항 후 침체 지속…"아직 활력 기대하긴 일러"
관광인프라 확충·노선 다변화 시급…환승공항도 대안

(양양=연합뉴스) 임보연 이종건 기자 = 양양국제공항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북한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에 참가한 우리 선수들과 올림픽에 출전할 북측 선수단의 이동 통로로 이용되면서 유령공항이라는 오명을 벗고 침체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동해 남북 직항로 국적기 첫 운항…올림픽 기간 국내외 360편 운항
남북한 스키선수 공동훈련에 참가한 우리측 선수들과 통일부 지원인력 등 45명이 1월 31일부터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양양국제공항과 원산 갈마비행장을 통해 마식령 스키장을 방문했다.
선수단 이동에는 아시아나 항공기가 이용됐다.
양양국제공항에서 북한행 국적항공기가 운항한 것은 개항 이래 이번이 처음인 것은 물론 동해 직항로를 우리 국적기가 이용한 것은 처음이다.
신포지구 경수로 사업이 한창이던 2002년 인력수송을 위해 양양∼선덕공항 노선을 운항했을 때나,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 북한 선수단 159명이 동해 직항로를 이용했을 당시 항공편은 모두 북한 고려항공이었다.
31일 오전 10시 40분 양양공항을 이륙한 항공기는 동해 위를 돌아가는 역 디귿(⊃) 형태로 운항한 끝에 1시간여 만인 오전 11시 45분께 갈마비행장에 도착했다.
훈련에 참가한 선수단은 일정이 끝나는 1일 오후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스키선수들과 함께 양양공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번 선수단 수송으로 양양국제공항은 사실상 올림픽 일정에 들어갔다.
동계올림픽 기간 양양공항에는 국내선(제주, 김해) 56편을 비롯해 한시적으로 운항하는 인천∼양양 노선 136편, 외국 전세기 및 부정기편 46편, 비즈니스 항공기(자가용) 122편 등 총 360여 편이 운항할 예정이다.
E급 대형항공기도 18편이 착륙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공항공사는 대형기 취항을 위한 시설보강과 점검작업을 이미 마쳤다.

◇ 3천억 들여 개항…한때 '유령공항' 오명 속 적자 1천억 넘기도
양양국제공항은 영동권 허브공항을 모토로 1997년 2월 착공해 2002년 4월 개항했다.
결항률이 높았던 속초공항과 착륙시설이 빈약한 강릉공항을 대체하는 공항으로 건설됐다.
3천567억원의 국비가 투입됐다.
활주로 2천500m, 폭 45m, 연간 항공기 이착륙 4만3천회(1일 118회), 연간 317만명(1일 8천685명)을 수용하는 여객터미널을 갖췄다.
개항 당시 양양국제공항은 내국인 수송은 물론 중국과 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을 대거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개항 초기 운영실태는 전국 14개 지방공항 중 최하위권이었다.
개항 첫해 21만7천115명이던 이용객은 2003년 19만4천539명, 2004년 11만7천342명으로 급감했다.
2009년 이용객은 고작 3천66명이었다.
운항 노선수도 개항 첫해 11개에서 2003년 8개, 2005년 5개, 2006년 4개로 줄었다. 2008년 7개로 깜짝 증가세를 보였지만, 이듬해 2개로 다시 급감했다.
개항 초기 취항했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가 차례로 철수하고 이후 제주항공 등 저가항공사가 일부 운항을 하기도 했으나 이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2008년 11월 2일부터 이듬해 8월 14일까지 9개월간은 단 한 편의 비행기도 뜨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 때문에 2009년 5월 영국 BBC방송은 양양공항이 '유령공항'으로 불리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2010년에는 시설 활용률이 0.28%에 그쳤다.
연간 수익은 4억원인데 반해 유지비는 72억원이었다. 68억원의 적자를 본 것이다.
한국공항공사가 밝힌 양양국제공항의 적자 규모는 2002년 개항 이후 2015년까지 1천91억원이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막대한 운항장려금과 손실보전금을 쏟아부으면서 공항 활성화에 나섰다.
이 결과 중국과 동남아 노선에 부정기 전세기 취항이 이어져 2011년부터는 이용객이 소폭 증가하기 시작했다.
2010년 1만8천792명이던 총 이용객은 2014년 25만3천272명으로 13.4배로 늘었다.
2014년 중국인 단체관광객 120시간 무사증(무비자) 환승 공항으로 운영하는 국내 6개 공항 중 인천공항(26만7천393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4만9천312명이 이 제도를 이용했다.
국토교통부는 2015년 4월 개최한 '지방공항 활성화 협의체 2차 회의'에서 양양국제공항을 활성화 사례로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양공항의 이 같은 호황은 오래가지 못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중국 노선이 모두 중단되고 공항 활성화의 근간이었던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공항은 또다시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 한때 활기 띠다 中 관광객 줄자 다시 침체…"재기 주목"
중국 노선 중단 이후 소형항공기 국내선 운항과 베트남, 일본, 대만, 러시아 등 일부 국가의 부정기성 전세기 운항으로 명맥을 유지해 가고는 있으나 중국 관광객으로 북적였던 예전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양양공항을 모기지 공항으로 추진 중인 저가항공사 플라이양양의 면허발급도 잇따라 반려돼 설상가상인 분위기다.
따라서 지역주민들은 사드 여파가 진정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이번 평창올림픽 특수가 공항 활성화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이번 올림픽이 양양공항 국제선 개설의 전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양양공항의 앞날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항공수요가 적은 지역에 있는 데다가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과 앞으로 추진될 동서고속화철도 건설 등은 가뜩이나 적은 항공수요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노선이 중국에 집중되고 외국인 관광객을 수용할 만한 공항 주변 지역 관광 인프라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강원도가 항공사나 여행사에 지급한 손실보전금과 운항장려금에 힘입어 이용객이 증가한 것은 취약한 공항 자생력을 반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공항 주변의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고 노선을 여러 국가로 다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포화상태인 수도권 공항을 보조할 환승 공항으로서 역할분담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양양공항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재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mom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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