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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 하나·국민銀 등 검찰 통보…윤종규 조카도(종합)
22건 적발, 하나 13건 최다…수사결과 따라 전·현 경영진 징계
사외이사, 국회의원, 고위임원 자녀들 특혜채용 정황 줄줄이 드러나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금융감독원이 5개 은행의 채용비리 의혹을 검찰에 넘겼다. 하나·국민 등 시중은행 2곳과 대구·부산·광주 등 지방은행 3곳이다.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의 조카 등 은행 고위임원의 가족은 물론 전직 국회의원과 사외이사 등이 자녀와 지인의 특혜채용에 '힘'을 쓴 정황이 포착됐다.
31일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금감원에서 제출받은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 잠정결과 및 향후 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친 검사에서 채용비리가 의심되는 사례 22건을 적발했다.
금감원은 보고서에서 은행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하나은행이 13건으로 가장 많고 국민은행과 대구은행이 각 3건, 부산은행 2건, 광주은행[192530] 1건이라고 구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2016년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채용 6건을 저질렀다. 이 은행 사외이사와 관련된 지원자는 필기전형과 1차 면접에서 최하위 수준이었는데도 전형 공고에도 없는 '글로벌 우대' 전형을 통과했다. 임원 면접 점수도 임의 조정됐다.
계열 카드사인 하나카드의 사장 지인 자녀도 임원 면접 점수가 불합격권(4.2점)이었지만, 점수를 4.6점으로 임의 조정해 합격시켰다.
하나은행은 또 같은 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위스콘신대 등 특정 대학 출신 지원자 7명의 임원 면접 점수를 올렸다. 대신 수도권의 다른 대학 출신 지원자의 점수는 내렸다.



국민은행은 2015년 채용 청탁으로 3건의 특혜채용을 했다고 금감원은 지적했다. 전 사외이사의 자녀는 서류전형에서 공동 840등이었는데, 서류통과 인원이 870명으로 늘어난 덕에 합격했다.
서류전형 840명 중 813등, 1차 면접 300명 중 273등을 한 최고경영진의 조카는 2차 면접에서 경영지원그룹 부행장과 인력지원부 직원이 최고 등급을 줘 120명 중 4등으로 합격했다.
보고서에 명시된 최고경영진은 KB금융 윤종규 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KB금융 측은 금감원 검사 과정에서 "윤 회장의 조카"라고 진술했으나, 성(姓)이 일치하지 않아 처조카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은행은 은행 임직원과 관련된 3명의 지원자가 합격 점수에 미달하는데도 간이 면접에서 최고 등급(AA)을 받아 인성 전형을 통과하고, 실무자·임원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했다.
부산은행은 1차 면접 전 인사부가 비공식적으로 지원자를 만나 특이사항을 인사담당 임원과 은행장 등에게 보고했다. 여성 합격 인원을 임의로 늘려 부산 지역 전직 국회의원의 딸 등 2명의 지원자가 합격할 수 있도록 했다.
광주은행은 인사담당 부행장보가 자녀의 2차 면접에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사례가 적발됐다.
금감원은 이 같은 채용비리 정황이 검찰 수사결과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엄정 조치할 방침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업무방해죄가 밝혀지면 중징계 대상"이라며 "금융위원회도 채용비리가 드러난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는 해임을 권고할 방침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zhe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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