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1시간 전에서야 확정발표…마식령훈련 진통끝 '예정대로'
출발당일 아침 美와 조율완료…금강산행사 취소에도 큰틀 차질없을듯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북한 마식령스키장에서의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은 북한으로 향하는 전세기가 이륙하기 불과 1시간여 전에서야 일정이 확정 발표되는 등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통일부는 31일 오전 8시 50분께 이날부터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되며 남측 방북단을 실은 전세기가 오전 10시 양양공항에서 북한 갈마비행장으로 떠난다고 밝혔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전 마식령스키장에서 공동훈련을 하는 방안은 지난 17일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확정됐다.
남북 간 일정 조율도 일찌감치 마무리된 상태였다. 남측 선발대는 23일부터 2박3일간 방북해 마식령스키장의 훈련시설 등을 점검했는데, 당시 31일부터 1박2일 간 진행한다는 일정도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첫날은 자유스키, 다음날은 알파인과 크로스컨트리 스키 공동훈련 등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종목 중심으로 훈련하는 세부 일정도 정리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주에 우리 선발대가 북측에 갔었고 남북간 협의는 완료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세기 방북과 관련한 제재 논란으로 미국과의 조율이 늦어지면서 정부의 공식 발표 또한 계속 늦어졌다.
지난해 9월 발표된 미국 독자제재는 북한에 착륙했던 항공기가 180일 내로 자국에 들어올 수 없게 하고 있다. 방북단을 싣고 갈마비행장에 갔다 돌아오는 우리 전세기의 제재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의 협의가 계속된 것이다.
특히 북한이 29일 밤 내달 4일로 예정된 금강산 합동문화행사를 취소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혹시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도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는 금강산 행사가 취소된 상황에서도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전날 밤 방북단이 강원도로 이동했지만, 미국 측과의 최종 조율은 출발 당일인 이날 새벽까지도 완료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부 일각에서는 전세기를 이용한 방북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오전 7시께에만 해도 "오늘 전세기를 이용한 방북은 어려울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후 미국과의 조율이 마무리됐다는 소식이 다시 전해지면서 방북단은 예정대로 출발할 수 있었다. 이 당국자는 "오늘 아침까지도 미국과의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전세기로 방북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 보였는데 다행"이라고 말했다.
금강산 합동공연 취소에 이어 자칫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마저 차질이 빚어졌다면 문재인 정부의 '평창 구상'도 상당히 흔들릴 수 있는 위기였다.
북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이미 방남해 우리 선수들과 합동 훈련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어 이번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도 예정대로 이뤄지면서 금강산 행사 취소에도 북한의 '평창 참가'와 관련된 문제는 큰 틀에서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무게를 얻고 있다.
평창 올림픽에 참가할 북측 선수단이 1일 방남할 예정에 있으며, 이어 북한 예술단이 내달 6일 방남해 8일과 11일 각각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을 할 예정에 있다. 또 북한 태권도시범단 역시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7일 방남해 서울과 평창에서 시범공연을 하기로 합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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