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양현종의 욕심 "평균자책점·이닝·WHIP는 더 좋아져야"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KIA 타이거즈 젊은 선수들이 스프링캠프 구단 장비 등을 챙기는 동안, 양현종(30)은 매우 불편한 표정으로 한 발 뒤로 물러서 있었다.
"가만히 있는 게 더 어색합니다."
어느덧 중고참이 된 양현종은 31일 전지훈련지 일본 오키나와로 떠나며 자신의 짐만 챙겼다.
양현종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나도 저기서 짐을 날랐다. 그런데 올해부터 '열외'다. 그만큼 후배들이 늘었다"라며 "'같이 짐을 옮길까'라고 생각하다가도 후배들이 더 불편해해서 이렇게 지켜보고만 있다"고 했다.
마운드 위 양현종의 위치는 공항 출국 수속 때보다 훨씬 높다.
양현종은 2017년 정규시즌·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독식했고,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었다.
이제 KBO리그 최고 투수라는 수식어도 과하지 않다.
하지만 양현종은 이런 평가에도 매우 불편한 표정을 한다. 그는 "지난해는 다 잊었다"고 했다.
이어 "화려한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몇몇 기록을 들여다보면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양현종은 지난해 20승 6패 평균자책점 3.44를 올렸다. 모두가 인정하는 엄청난 성적이었다.
그러나 양현종은 "매해 시즌을 시작할 때 '지난해보다 나아져야 한다'고 목표를 정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평균자책점, 이닝(193⅓), WHIP(이닝당 출루 허용, 1.31)가 더 좋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2017년 평균자책점 5위, 이닝 2위, WHIP 10위였다. 모두 수준급이었지만, '최정상급'을 원하는 양현종은 이 성적에 만족하지 않았다.
양현종은 "팀이 우승하고 나도 상을 많이 받아 기분 좋은 연말을 보냈다. 그러나 자만하지 않겠다. 후배들과 경쟁하며 발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2017년 최고의 해를 보낸 양현종은 '더 나은 해'를 만들고자, 새로운 출발선 위에 섰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