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전통의 캐나다·국기잃은 러시아…아이스하키 금메달 어디로
캐나다 대표팀 단장 "스타 없어도 우승이 목표"
러시아 간판 코발축 "명예는 못빼앗아…희망을 정의로 실현할것"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스타 없이도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캐나다냐. 국기 잃은 울분을 링크에 토해낼 러시아냐.
아흐레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인의 이목이 가장 많이 쏠릴 종목은 단연 남자 아이스하키다.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전체 수입과 관중 수입의 절반 정도를 아이스하키 한 종목이 책임져왔다.
이번 대회에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아 흥행에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오히려 NHL 스타들의 부재가 캐나다의 '절대 1강' 체제를 흔들어놓은 까닭에 더 재미있는 경기가 펼쳐지리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우선 NHL의 불참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된 아이스하키 종주국 캐나다가 여전히 우승에 자신감을 보인다는 점이 이런 전망에 힘을 더한다. NHL 선수가 출전한 1998년 나가노 대회부터 지난 소치 대회까지 캐나다는 금메달 5개 중 3개를 따낸 바 있다.
캐나다 CBC 방송에 따르면 캐나다는 북미와 유럽에 걸쳐 총 7개 프로리그에서 25명의 선수를 끌어모았는데, 이 중 21명이 NHL에서 한 경기 이상 뛰어본 경험이 있다.
지난 시즌까지 NHL에서 뛰며 289 공격포인트를 올린 크리스 켈리(37), 역시 NHL 출신으로 올 시즌 스웨덴 리그에서 29경기 24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인 데릭 로이(34) 등 캐나다 선수들 면면을 살펴보면 이들만으로도 평창에서 금메달에 도전하기에 충분한 전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캐나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번 대표팀 명단은 캐나다 아이스하키 저변의 깊이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션 버크 캐나다 대표팀 단장은 토론토 스포츠넷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스타가 없다고 해서) 캐나다의 기대치가 낮아질 리는 절대 없다"면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내는 게 우리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스타 파워'에서 러시아가 캐나다를 압도하는 게 현실이다. 세계 2위 리그인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KHL) 소속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린 러시아는 자타공인 우승후보 1순위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를 마지막으로 20여 년간 우승하지 못한 러시아는 NHL 선수들이 빠진 틈을 타 캐나다를 제치고 금메달을 거머쥐겠다는 야망에 부풀어있다.
NHL에서도 간판스타로 활약한 일리야 코발축(34)은 KHL에서도 올 시즌 53경기 63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녹슬지 않은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주장인 파벨 댓축(39)은 NHL 디트로이트 레드윙스에서 스탠리컵을 두 차례 들어 올린 최정상급 선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세한 데다 국기와 국가를 잃은 데 따른 '울분'이 선수들을 한데 뭉치게 하는 분위기다.
러시아 선수들은 국가 차원의 도핑 스캔들 때문에 이번 대회에 개인 자격으로만 출전할 수 있다.
코발축은 러시아 RT 방송국과 인터뷰에서 "그들이 우리의 국기와 국가(國歌)를 빼앗았지만, 명예와 신념은 빼앗지 못했다"면서 "희망을 정의로 실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 팬들이 우리를 더 응원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내달 10일 안양 실내빙상장에서 치러질 러시아와 한국의 평가전 결과를 보면 러시아와 캐나다의 실력을 간접적으로나마 비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는 지난달 14일 열린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 경기에서 한국을 4-2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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