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대승" 예상
역대 중간선거 집권당 성적과 트럼프 낮은 지지율은 민주당에 유리
경제지표와 선거구제도는 공화당의 방패…"민주당의 상원 장악은 쉽지 않을 것"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과거 선거 자료, 여론조사 등 "모든 신호가 민주당의 대승을 가리키고 있다"고 블룸버그닷컴이 29일(현지시간) 선거 결과를 일찌감치 예상했다.
이 매체는 하원 435석 전체와 상원 의석 3분의 1을 선거하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행정부와 상·하 양원을 공화당이 모두 장악한 공화당 독주체제에 급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민주당이 상원까지 접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원만 민주당 쪽으로 넘어가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국정 과제를 밀어붙이기 어렵게 될 뿐 아니라, 하원 상임위마다 진행될 각종 조사와 출석 요구에 발목이 잡히게 된다.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래 집권 여당은 중간선거에서 하원의석을 평균 26개 잃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24석만 순증시키면 다수당이 된다. 상원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기 위해선 2석을 늘려야 한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 38% 역시 해리 트루먼(1945~1953년) 대통령 이래 전임자들에 비해 낮은 것이다. 현직 대통령의 인기가 낮을수록 여당이 의석을 많이 잃는다.
"최근 갤럽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찬·반격차가 20포인트에 이르는 것은 좋지 않은 징조"라고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 랜드 타란스는 지난 5일 분석했다. "이전 5대까지 대통령들의 선례를 보면, 임기 첫 중간선거 이전까진 지지도가 올라간 일이 없다"는 것이다.
공화당에 유리하게 그어진 선거구와 탄탄한 경제 성장, 주가 상승, 낮은 실업률 등 경제지표는 공화당에 위안거리다.
그러나 "이런 좋은 경제 뉴스에도 트럼프에 대한 낮은 지지율은 지금까지는 꿈쩍하지 않고 있으며, 나라가 잘못되고 있다는 여론이 강하다"고 블룸버그는 말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후보들이 현역 공화당 하원의원 지역구에 대거 도전하고 있으며, 73개 공화당 현역 지역구에 도전한 145명의 민주당 후보들이 최소 10만 달러(1억700만 원)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실시된 재·보선 결과를 보더라도, 민주당이 뉴저지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와 두 주의 의회 선거에서 이겼다. 공화당을 지지했던 교육 수준이 높고 부유한 교외 지역 유권자들이 민주당 후보로 돌아선 때문이다. 앨라배마주에선 25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당 연방상원 의원이 선출되기도 했다.
오는 3월 18일 실시되는 펜실베이니아주 한 선거구의 연방하원 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이기거나, 공화당이 이기더라도 힘겹게 이길 경우 전환점이 될 정도로 파장이 클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예상했다.
이 선거구는 지난 대통령 선거 때 트럼프 대통령이 20% 포인트 차로 클린턴 힐러리를 눌렀으며 앞서 2차례 하원 선거에선 민주당이 후보조차 내지 못했던 곳인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지난 18일 이곳을 공식 방문하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공화당 후보의 모금 지원에 나설 정도로 공화당이 전력투구해야 할 형편이다.
블룸버그는 "하원 개별 선거구에 대한 여론조사는 아직 실시되지 않고 있지만,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에 대한 선호도를 물어본 전국 단위 여론조사들에선 민주당이 꾸준히 평균 7.9%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상기했다.
상원 선거에선 공화당이 다수당 자리를 지키더라도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왜곡된 상원 선거구 덕분일 것"이라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하원 선거에서 민주당 바람에 맞설 공화당의 주요 무기 중 자신들에게 유리한 선거구지도다. 공화당은 2010년 전국적으로 주 차원 선거에서 이룬 압승을 바탕으로 새로 선거구를 그을 때 민주당 지지율이 높은 투표구를 모아서 민주당 후보가 압도적 표차로 당선되도록 한 반면 공화당 지지표는 이보다 적은 표 차이더라도 당선자를 많이 내도록 선거구를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후보보다 일반 투표에선 290만 표 적게 얻고도 하원 선거구에선 230대 205개로 더 많이 이긴 것에서 선거구 획정을 통해 공화당 지지표의 효율성을 높인 점이 드러났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중간선거가 아직 9개월 남은 점을 지적, 경제 성장이 지속하고 최근 세제 개편으로 유권자들의 주머니가 좀 더 두둑해질 경우 트럼프 지지율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또 민주당 개별 후보의 자질과 공화당 현역 이점도 변수라고 덧붙였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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