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일 국정연설…북한 비핵화·무역균형 강조할 듯(종합)
'러시아 스캔들' 특검 대면조사 앞두고 '초당적 통합' 메시지 발신
트럼프 "이민, 무역 등 많은 영역 다룰 것"…경제성과 과시 전망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30일 오후 9시(한국시간 31일 오전 11시) 의회에서 첫 신년 국정연설을 한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및 사법방해 의혹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가 정점으로 치고 올라가면서 자신에 대한 대면조사가 임박한 정치적 위기 상황 속에서 새해 국정 청사진을 밝히는 무대에 서는 것이다.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의 뮬러 특검 해임 시도설과 정신건강 논란, '거지소굴' 발언 등으로 정국이 들끓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최고의 날이었던 2월 상·하원 합동연설의 재연을 기대하고 있다고 29일 전했다.
지난 1년 미국과 세계를 분열과 대결의 양상으로 몰아넣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통합과 화합의 초당적 메시지로 집권 2년 차의 청사진을 던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전하고 강하며 자랑스러운 미국' 건설이라는 미 우선주의를 역설하면서 이민정책과 안보문제, 무역 불균형 해소, 인프라구축, 일자리와 경제 챙기기 등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사태가 발생했을 정도로 이민정책과 국경장벽 건설에 관한 이견이 첨예한 가운데 '드리머', 즉 젊은 이민자들의 지위를 보호하기 위한 의회의 초당적 협력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 힐은 "이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이날 연설의 가장 극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공약인 도로·교량·교통 등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에 대한 세부 구상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4% 안팎의 최저 실업률과 사상 최고 수준의 주가, 임금 인상 등 미 경제의 활력이 자신의 감세와 규제혁파에 따른 것임을 강조하면서 집권 1년의 경제실적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국정연설의 주요 주제가 될 것이라고 미 언론은 전했다.
무역 관련 발언도 관전 포인트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정·호혜 무역을 기반으로 한 무역 불균형 해소에 대한 의지를 거듭 확인할 전망이다.
그는 그동안 태양광 패널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 중국을 겨냥한 강경조치를 하면서도, 조건이 개선되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다시 참여할 수도 있다고 하는 등 엇갈린 신호를 보여왔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힘을 통한 평화'라는 원칙을 재강조하면서 북한 비핵화 원칙을 거듭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8월 북한을 향해 경고한 '화염과 분노'와 같은 '말 폭탄'은 자제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1월 방한 당시 국회연설과 비슷한 수위의 대북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국정연설과 관련, "크고 중요한 연설"이라며 "이민과 무역을 포함해 많은 영역을 다룰 것"이라고 직접 밝혔다.
그는 "작년 말 통과된 미국의 감세 정책과 주식시장의 '엄청난 성공'에 대해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화당은 이민정책을 통과시킬 수 있을 만큼 표가 충분치 않다며 초당적인 협력을 바란다는 뜻을 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는 무역에 초점을 맞춰 "더는 일방적인 무역이 아닌, 상호 호혜적인 무역을 해야 한다"고 연설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준비된 원고에서 벗어나 예상치 못한 언행으로 충격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정연설은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 형태로 진행되며, 미 전역에 생중계된다.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 상원의장 격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뒷자리에 앉게 된다. 37세의 젊은 민주당 의원인 조 케네디 3세(민주·매사추세츠) 하원의원이 의회 반박연설을 맡는다.
의회엔 연방대법관, 합참의장, 내각 각료들이 배석한다. 자원봉사자, 갱단 피해 유족, 군인, 공무원 등 특별손님 15명도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초청으로 참석한다.
여기에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인 다카(DACA) 대상자, 푸에르토리코 허리케인 피해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율린 크루스 산후안 시장, 아이티 출신의 시 카운슬러 등도 민주당 의원들의 초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직접 지켜보기로 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정부 정책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국정연설을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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