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프리카 정상들에 서한…"아프리카인 존경"
"합법적 이민 보호"…'거지소굴' 발언보도와 아프리카 반발 의식한듯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지소굴(shithole)'이라고 지칭한 것으로 보도됐던 아프리카 나라의 정상들에게 편지를 보내 아프리카인들에 대한 존경의 뜻을 표했다고 NBC 방송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한은 에티오피아에서 열린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 개막일이었던 24일 자로 발송됐다.
NBC가 입수한 복사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아프리카 사람들을 깊이 존경한다"면서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강하고 정중한 관계"를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 정부가 다른 나라들로부터의 "합법적 이민을 보호하는" 한편, 아프리카 국가와의 "자유롭고 공정한 상호 무역"을 보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이 오는 3월 아프리카 지역을 장기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던 거지소굴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당시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에서 이런 보도가 나오고 아프리카 국가들로부터 실제 강한 반발이 있었던 점을 의식해 이 같은 내용의 서한을 아프리카 나라 정상들에게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WP 등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여야 의원 6명과 이민 개혁 해법을 논의하던 중 아프리카 국가들과 중미의 아이티 등을 겨냥해 "왜 거지소굴(shithole) 같은 나라들에서 이 모든 사람이 여기에 오도록 받아줘야 하느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에 의해 사용된 언어가 아니다"며 즉각 보도 내용을 부인했지만, 유엔 주재 아프리카 54개국 대사들과 범아프리카 국제기구인 AU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취소와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등 반발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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