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제2터미널 수하물 처리 '척척'…"대기시간 단축"
개장 열흘째 안정화 단계…"모든 수하물 보안 검색 강화"
(영종도=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개장 열흘째를 맞는 28일 제2터미널 지하의 수하물 처리장에서는 컨베이어벨트가 내는 굉음이 귓전을 울렸다.
'공항의 심장'이라 불리는 수하물 처리 시스템(BHS)은 혈관처럼 정교하게 얽힌 겹겹의 컨베이어벨트로 이뤄져 있었다. 승객을 손을 떠난 수하물은 이 혈관을 따라 검색·분류 작업을 거쳐 항공기에 실리게 된다.
지난 18일부터 가동을 시작한 제2터미널의 BHS는 시간당 1만9천840개의 수하물을 처리할 수 있다. 그만큼 규모도 압도적이다. 면적은 14만1천584㎡로 축구장의 약 20배 크기다. 컨베이어벨트의 총 길이만 약 42㎞에 달한다.
체크인 카운터를 통해 들어온 수하물이 검색·분류 과정을 거쳐 항공편별 적재대에 도착하기 걸리는 시간은 약 19분이다. 도착 수하물 처리는 5분이면 가능하다.
하지만 속도가 전부는 아니다. 홍해철 수하물운영처장은 "제2터미널은 항공보안 강화에도 중점을 뒀다"면서 "모든 수하물을 폭발물 정밀탐지 시스템(EDS) 장비로 검사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제1터미널은 일단 모든 수하물을 엑스레이(X-Ray) 장비로 검색한 뒤 폭발물 의심 수하물을 선별해 EDS 장비로 따로 검사해왔다. 하지만 새 터미널은 모든 수하물을 EDS 장비를 거치도록 설계돼 그만큼 보안검색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또 수하물 안에 반입 금지 물품이 있으면 가방을 열어서 확인하는 '개장 검색' 프로세스도 달라졌다. 제2터미널은 기존 체크인 카운터 인근에 있던 개장 검색실을 출국장 안으로 옮겼다.
제1터미널은 개장 검색실이 체크인 카운터 인근에 있어 모든 승객이 수하물 검사를 마칠 때까지 5분간 대기하다가 출국장으로 들어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에 제2터미널은 승객이 수하물을 부치면 곧바로 EDS 검색을 거친 뒤 문제가 있는 수하물은 출국장 안의 개장 검색실로 올려보내도록 설계됐다.
즉 모든 승객이 5분간 기다릴 필요가 없고 문제가 발견된 수화물의 주인만 출국장 안에서 개장 검색을 받으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제2터미널 운영 첫날 대규모 수하물 미적재 사고가 나면서 개장 검색 시스템이 수하물 처리 지연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개장 검색실이 출국장 안으로 옮겨감에 따라 승객과의 개별 접촉이 쉽지 않아 수하물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이종규 보안검색팀장은 "달라진 시스템으로 수하물 처리가 지연 처리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EDS 검색을 거친 뒤 개장 검색이 필요한 수하물은 전체 수하물의 약 2% 수준"이라며 "개장 검색 대상자의 80%가 짐을 맡긴 뒤 출국장에 들어오면서 개장 검색 대상자라는 안내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이어 "휴대전화로 연락해도 수하물 주인이 찾아오지 않으면 항공사 직원 입회하에 수하물을 확인하고 문제가 있는 내용물을 폐기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개장 열흘째 BHS와 개장 검색 절차는 문제없이 정상 가동되고 있으며 운영 첫날 대규모 수하물 미적재 사태가 발생한 것은 대부분 환승 연결편 도착 지연 때문이었다고 공사 측은 설명했다.
홍해철 수하물운영처장은 "제1터미널에서 다년간 BHS를 운영한 경험과 기술력을 살려 제2터미널 BHS 운영을 조기에 안정화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점을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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