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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에 울상짓는 화훼농가…난방비 부담 예년의 곱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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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에 울상짓는 화훼농가…난방비 부담 예년의 곱절
삼중 보온커튼설치·바람 틈새 막기에 '땀 뻘뻘'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연일 이어지는 최강 한파로 인해 화훼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매출이 급감하며 피해를 보고 있는 데다 혹한이 장기화하면서 비닐하우스의 난방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낮 기온이 영하 11도까지 떨어진 26일 국내 최대 규모의 화훼단지가 있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에 있는 조성민(55) 씨의 화훼농장을 찾았다.



1천980㎡ 규모의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산호수와 호야, 다육식물 출하 준비가 한창이었다.
그러나 조씨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강추위가 연일 몰아치면서 난방비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6개월간 350만원이던 난방비가 이번 겨울에는 배로 늘었다.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3개월이 채 안 된 기간의 난방비 지출이 벌써 400만원을 넘어섰다.
하루 2시간만 가동해도 충분했던 난방장치를 이번 겨울에는 4시간을 돌려도 비닐하우스 온도 맞추기가 버거울 정도다.
조씨의 비닐하우스는 겨울에도 항상 20∼21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외부 온도가 워낙 낮다 보니 웬만큼 난방하지 않으면 온도 맞추기가 쉽지 않다.
겨울철 출하와 봄철 대목을 준비하려면 이맘때쯤 식물을 잘 키워야 하므로 비닐하우스 온도는 비용과 타협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다.
비닐하우스 온도를 1∼2도 낮추면 비용은 절감할 수 있겠지만, 꽃과 식물이 생육을 멈춰 봄철에 팔 때 상품성이 떨어진다.



12년째 이곳에서 화훼농장을 운영하는 조씨에게도 올겨울처럼 추웠던 기억은 없다.
겨울 난방비를 충당하려면 매월 600만∼700만원을 벌여야 하지만,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급감한 매출액은 올라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조씨는 "청탁금지법에다가 혹한까지 올겨울은 우리 화훼농가들에 유난히 춥게 느껴진다"면서 "난방비를 조금이라도 줄여보려고 보온커튼도 삼중으로 설치하고, 바람이 들어올 만한 틈새는 모조리 찾아 막고 있다"고 말했다.
남사면에 있는 이혁진씨의 화훼농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씨는 8천264㎡ 규모의 화훼비닐하우스 난방비로 월 1천만원을 쓰고 있다. 지난해 겨울의 난방비 700만원보다 300만원을 더 부담하고 있다.
직원 3명의 인건비에다 난방비 지출을 고려하면 월 3천만∼4천만원을 벌어야 하지만, 화훼시장이 날씨만큼이나 꽁꽁 얼어붙어 현상유지도 쉽지 않다.
화훼농가에 겨울철 난방비 부담을 가중시킨 것은 2015년 7월 1일부터 농업용난방기 면세유종이 경유에서 등유로 바뀐 것도 한몫했다.
조씨는 "등유는 경유보다 열효율이 30%가량 떨어지기 때문에 똑같은 온도를 유지하려고 해도 경유보다 더 많은 등유가 소비된다"면서 "정부가 농가에 배정하는 면세 등유 공급량을 지금보다 많이 늘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탁금지법 개정 시행령에 따라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오른 것은 화훼농가의 매출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씨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사람들이 꽃과 화분을 뇌물로 인식해 선물하지 않으면서 소비가 죽었는데, 아무리 상한액을 올리더라도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이런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고, 시청같은 공공기관에서 꽃 소비를 늘려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용인시의 270개 화훼농가는 84.6㏊에서 1천744만4천여 본의 화훼를 재배해 252억8천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hedgeho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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