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카고대 "극우 의견 들어볼 필요 '있다 vs 없다'" 논란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스티브 배넌 초청 놓고 이견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한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던 '극우 인사' 스티브 배넌(64) 전(前) 백악관 수석전략가에게 '토론 무대'를 허용하는 문제를 놓고 시카고대학 내에서 찬반 논란이 벌어졌다.
25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대학은 최근 배넌 초청 토론회를 기획하고 초대장을 보냈으며, 배넌은 이를 수락했다.
행사를 처음 구상한 시카고대학 부스 경영대학원 루이지 징갈레스 교수는 "배넌의 견해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그는 미국 사회에 대해 특별한 생각을 갖고 있고 나는 그것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카고대학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학문의 자유·사상의 자유·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며, 교직원과 학생들의 초청 연사 선택 능력을 신뢰한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배넌이 징갈레스 교수의 사회로 진행될 토론회에서 '글로벌화(Globalization)와 이민(Immigration)의 경제적 효익'에 대해 각계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누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후 일부 교수진은 로버트 지머 총장 등에게 '배넌 초청 철회'를 요구하는 공개편지를 발송했고, 학생들은 캠퍼스에 모여 항의 시위를 벌였다.
정치학과 캐시 코언 교수는 "배넌은 백인우월주의를 두둔하는 인물"이라며 "토론회에서 그가 어떤 이야기를 할지 모르겠지만, '자유발언'과 '증오발언'의 경계를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이번 행사에 대해 찬반 논란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일정대로 계획을 추진하겠다"며 "시위대와 초청 연사 모두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들을 향해 "다양한 견해를 들어보라"며 행사 참여를 독려했다.
배넌은 극우성향 온라인 매체 '브레이트바트 뉴스'(Breitbart News)의 공동 설립자 겸 편집장 출신으로, 2016 트럼프 대선본부 최고경영자(CEO)를 지내고 백악관 수석전략가로 일했다. 작년 8월 백악관을 나와 브레이트바트 뉴스 회장으로 복귀했으나 이달 초 자리에서 물러났다.
시카고대학의 배넌 초청 토론회 개최 일시와 장소는 아직 공고되지 않았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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