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감독 점찍은 원철순 은퇴…진옥·최정희 수비수 전환
북한 12명은 공격수 7명, 수비수 4명, 골리 1명으로 구성
단일팀, 오늘 오후 남북 따로 훈련…내주부터 합동 훈련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전날(25일)에야 공개된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 12명 명단에는 새러 머리(30·캐나다) 단일팀 총감독이 인상 깊게 봤다고 밝힌 수비수 원철순(32)이 빠져 궁금증을 낳았다.
머리 총감독은 남북단일팀이 결성되기 전인 지난 16일 "북한의 수비수 2명, 공격수 1명 등 2∼3명 정도는 우리 대표팀에 도움이 될만한 수준"이라며 그중 원철순을 첫손으로 꼽았다.
머리 총감독은 "원철순은 얼굴로 슈팅을 막아냈다"며 그의 터프함과 희생정신을 높이 샀다.
하지만 북한이 단일팀을 결성하기 위해 보낸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 12명은 김은정(26), 려송희(24), 김향미(23), 황충금(23), 정수현(22), 최은경(24), 황설경(21), 진옥(28), 김은향(26), 리봄(23), 최정희(27), 류수정(23)으로 구성됐다.
머리 총감독이 원철순과 함께 인상적이었던 북한 선수로 꼽은 정수현, 김향미, 박선영, 김농금 중에서 12명 명단에 포함된 것은 정수현과 김향미뿐이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26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이에 대해 "원철순과 김농금은 은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김농금은 1981년생으로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4부리그) 대회에 참가한 북한 대표팀 중 최연장자였다.
포지션도 알려졌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우리 선수들과 남북단일팀을 이룰 북한 선수 12명 중에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공격수로 활약한 선수는 총 9명이다. 그 외에 리봄이 골리, 황충금과 류수정은 수비수로 뛰었다.
그런데 당시 대회에서 북한 대표팀 1라인 공격수로 활약했던 진옥과 최정희는 25일 남북 선수 오리엔테이션에서 자신의 포지션이 수비수라고 밝혔다.
물론 아이스하키 선수 중에 포지션을 바꾸는 경우는 종종 있다. 하지만 공격력 좋은 수비수가 공격수로 전환하는 경우는 있어도 거꾸로 가는 건 흔치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1라인에서 공격수로 뛸 정도면 북한 내에서는 가장 기량이 빼어난 선수라고 볼 수 있다. 북한 수비수를 원했던 머리 감독의 구상에 맞추기 위해 포지션 변경을 택한 걸 수도 있다.
일단 북한 선수 12명은 애초 알려진 공격수 9명, 수비수 2명, 골리 1명이 아니라 공격수 7명, 수비수 4명, 골리 1명으로 구성돼 어느 정도 구색을 맞추는 데는 성공했다.
전날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추손에 도착한 북한 선수들은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다. 일단 북한 선수들의 개별적인 기량에 대한 파악이 덜 돼 있어서 남북 선수들은 따로 훈련할 예정이다.
이후 다음 주부터 남북 합동 훈련이 시작된다. A팀과 B팀으로 나눠 각 팀에 남북 선수들이 서로 섞이게 해서 조직력을 도모하고 최적의 조합을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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