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트럼프' 피녜라 정권 내각 윤곽…독재정권 지지자도 포함
친기업·보수인사 대거 포진…미첼 바첼레트 개혁정책 후퇴 관측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칠레의 트럼프'로 불리는 억만장자 사업가 출신 세바스티안 피녜라 차기 대통령의 내각이 윤곽을 드러냈다.
25일(현지시간) 라 테르세라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남녀 각 17, 6명으로 구성된 차기 내각 내정자들의 대부분은 피녜라 당선인의 측근으로 보수성향의 인물들이며, 독재정권을 지지했던 인사도 포함됐다.
2010∼2014년 칠레 대통령을 역임한 피녜라 당선인은 재무장관으로 펠리페 라라인을 다시 기용했다. 하버드 출신 경제학자로 친기업주의자인 라라인은 피녜라 전 정권 시절 내내 재무장관을 맡았었다.
30년 가까운 정치 경력을 가진 상원의원이자 변호사인 발도 프로쿠리카는 광업부 장관으로 낙점됐다. 칠레는 세계 최대 구리 수출국이다. 프로쿠리카는 의회의 광업에너지 위원회 의장을 역임한 바 있다.
저명한 작가로 문화부 장관을 지낸 적이 있는 로베르토 암푸에로는 외교부 장관으로 내정됐다. 암푸에로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계류 중인 볼리비아와의 영토 분쟁 소송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무부 장관에는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지지자로 알려진 안드레스 채드윅이 내정됐다. 피노체트는 집권 시절(1973∼1990년) 채드윅을 가톨릭 대학생 연맹 의장으로 임명했다.
법무부 장관으로 기용된 에르난 라라인도 채드윅과 함께 칠레의 비밀 독일령 감옥 '콜로니아 디그니다드'를 옹호하고 지지한 인사다. 칠레로 도주한 나치 전범들이 1960년 초반에 세운 콜로니아 디그니다드는 피노체트 독재정권 시절 반정부 인사들을 고문하고 살해한 장소로 활용됐다.
전문가들은 피녜라 집권에 따라 칠레가 보수 우경화 되면서 미첼 바첼레트 현 대통령이 추진한 낙태 부분 합법화, 노동권 신장 등 주요 개혁정책이 후퇴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피녜라는 오는 3월 11일 취임, 4년간 칠레를 이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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