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17바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해외출장 강행군
4년 임기 중 BIS 중앙은행 총재회의 등 42차례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석에 앉은 모습으로 주로 알려졌지만 사실 연 10회 이상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격무를 하는 자리다.
28일 한국은행이 공개하는 일정을 보면 이주열 총재는 2014년 4월 취임한 이래 국제결제은행(BIS)과 주요 20개국(G20) 중앙은행 총재회의 등 참석차 총 42회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올해 들어서도 이미 BIS 총재회의 참석을 위해 6∼11일 일정으로 스위스 바젤을 방문했고 3월 말 퇴임 전 한 차례 더 예정돼있다.
19개국 24개 도시를 방문했고 해외 체류 기간은 233일, 휴일을 제외한 영업일수로는 138일이다.
지금까지만 해도 비행거리가 67만4천700㎞로 적도 길이(약 4만㎞) 기준으로 지구를 17바퀴 가까이 돈 셈이다.
코트라(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이 3년간 89만㎞를 다닌 점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한은 총재 해외출장 주요 일정은 BIS 회의에 두 달에 한 번꼴, G20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1년에 서너 차례 참석하는 것이다.
그 밖에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ADB 등 연차총회와 ASEAN+3, 한중일 총재회의 등도 총재가 직접 참석해야 한다.
이주열 총재의 해외출장 횟수는 전임 김중수 총재의 73회보단 적다.
G20과 BIS 회의 참석 횟수는 각각 14차례와 20차례로 김 총재(13차례, 21차례)와 비슷하지만 미국 잭슨홀 회의나 세미나 등 학술행사 등을 건너뛰어서다.
이성태 총재 당시엔 해외출장 횟수가 총 29회였는데 그 이후 한은 총재 국제업무 비중이 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 정책공조 필요성이 확대되며 G20 회의 등이 추가됐고 국제사회에서 신흥국 선두국가로서 한국 위상이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주요 회의가 주말을 끼고 열리는 데다 영어로 발표, 토론을 해야 해서 체력적으로도 상당한 강행군이다"라고 전했다.
특히 BIS 총재회의는 글로벌 경제 현안을 두고 비보도 전제로 견해를 공유하는 자리로, 최근 새 정부 경제정책에 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BIS 총재회의 등에서 주요국 총재들과 교류는 최근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에도 밑거름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총재는 한중 통화스와프 계약 연장을 위해 BIS 회의 기간에 중국 인민은행 저우샤오촨 총재를 만나 공감대를 쌓아왔다.
또 이 총재는 캐나다와 통화스와프 체결을 염두에 두고 스티븐 폴로즈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와도 신뢰관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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